
지난 26일 치러진 미국 아카데미상 시상식 이후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에 올라오는 윤여정에 대한 칭송의 글들이다.
특히 해외 누리꾼들은 “한국인만의 특유한 감성이 담긴 수상소감”이라며 윤여정이 시상식에서 남긴 말과 여러 해외 매체에 실린 인터뷰 내용을 곱씹어 가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실제 영화 ‘맹크’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함께 오른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나는 배우들간의 경쟁을 좋아하지 않는다. 모두 다른 역할로 각자의 영화에서 최고였다. 다섯 후보 모두가 승자다”라는 윤여정의 수상소감을 듣는 순간, “아이 러브 허!”라고 혼잣말을 내뱉으며 감격해하는 모습은 유튜브에서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윤여정은 “내가 어떻게 글렌 클로즈(‘힐빌리의 노래’) 같은 대배우와 경쟁을 하겠나”라고 말하며 아카데미상에 8회나 노미네이트 된 동갑내기 노배우에 대한 예우도 잊지 않았다.

이같이 함께 경쟁한 후보를 배려하는 모습은 지난해 ‘기생충’으로 무려 4개의 상을 휩쓸었던 봉준호 감독이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명언을 인용해 수상소감을 밝히면서 먼저 보여준 바 있다. 같은 부분 후보를 더 영광스럽게 만들며 기쁨을 배가한 소감은 당시 실내를 가득 채운 3000여명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냈다. 아버지 곁에 있던 스콜세지 감독의 딸은 “오스카상보다 좋다.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전세계 SNS 사용자들이 한 차원 높은 ‘코리안 스타일’의 수상소감에 열광하고 있다.
이 세상 중심은 자기 자신이고 경쟁에서 이겨 쟁취하는 웨스턴 스타일이 아닌,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코리안 스타일’의 보다 성숙한 모습에 감동하는 것이다.
이를 윤여정이 자신과 함께 오른 후보들에게 따뜻한 메시지를 건네며 다시 재연한 셈이다.
윤여정은 시상식후 가진 국내 현지 특파원 간담회에서도 “난 최고라는 말이 싫다. ‘최중’으로 살면 안되나? 우리 함께 동등하게 살아가면 안 돼?”라는 어록에 남을 만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코리안 스타일’의 수상소감은 당분간 SNS를 달구며 연일 또 다른 칭송을 낳을 전망이다.
김신성 선임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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