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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은 키울 수 있는 기술”… 심리학 교수의 ‘15년 탐구서’

입력 : 2021-04-24 03:00:00 수정 : 2021-04-23 20: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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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밀 자키/정지인 옮김/심심/2만2000원

공감은 지능이다/자밀 자키/정지인 옮김/심심/2만2000원

 

온라인을 중심으로 퍼진 ‘공능제’라는 말이 있다. 공감 능력 제로의 줄임말로,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비꼬는 데 사용된다. 공감이 소통의 주요 목적 중 하나이며 공감의 정도가 하나의 ‘능력’으로 분류된다는 의미가 담겼다.

‘심리학계의 빛’으로 불리는 저자 자밀 자키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공감을 지능으로 규정한다. 공감이 타고난 능력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키울 수 있는 기술이라는 주장이다. 스탠퍼드대 심리학 교수인 그는 15년간 공감 과학을 연구해왔다. 실험실 안팎에서 이뤄진 다양한 연구를 통해 공감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사람들이 어떻게 공감하는 법을 더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는지 탐구했다.

대부분 공감을 하나의 감정으로 생각하지만, 실은 그보다 더 복잡하다. 공감은 사람들이 서로에게 반응하는 몇 가지 방식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인지하는 인지적 공감, 그들의 감정을 함께 느끼는 정서적 공감, 그들의 경험을 개선하고 싶은 공감적 배려 등이 공감을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다. 사람들은 자신이 느낄 감정의 대가와 이점을 끊임없이 저울질한 뒤 목적에 도움되는 것을 선택하게 된다.

독일의 뇌과학자 타니아 징거는 사람들이 공감 능력을 키우고, 향상된 공감 능력을 유지하도록 만드는 실험을 했다. 그는 2년 동안 300명의 참가자에게 정해진 시간 동안 자애 명상을 하게 했다. 참가자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오랜 시간 집중할 수 있게 됐고, 자신의 감정을 더욱 정교한 언어로 표현했으며, 타인의 감정도 더 정확하게 포착했다. 그러자 그들은 더 너그럽게 행동했고 타인을 돕고자 하는 욕망도 더 강하게 느꼈다.

책 ‘공감은 지능이다’는 공감을 주제로 했던 다른 책들과 달리 공감의 의미와 가치를 이해하는 것을 넘어 우리가 연습을 통해 어떻게 이 능력을 향상할 수 있는지 과학적인 증거들을 제시한다. 공감을 통해 삶이 송두리째 바뀐 사람들과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타인에게 친절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담았다. 책은 다양한 과학적·사회적 사례를 통해 우리가 더 건강한 생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것처럼, 더 공감을 잘하는 사람이 되기로 선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저자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쓴 칼럼에서 코로나19가 친절함의 세계적 유행을 불러왔다고 말해 신선한 충격을 줬다. 사람들이 재난 상황에서 이기적이고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대신 취약한 사람들을 돕고 친절을 베푸는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이런 친절의 토대가 되는 것은 공감이며 우리가 앞으로 혼자가 되지 않기 위해 공감을 현대의 뉴노멀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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