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뢰훈련 위해 잠수 뒤 연락 끊겨
유출된 기름 발견… “침몰 가능성”
서욱 국방부 장관 “지원 요청 땐
언제든지 출항할 준비 갖출 것”

53명이 탑승한 인도네시아 해군 잠수함이 발리섬 인근 해역에서 실종됐다.
22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해군 잠수함 ‘낭갈라 402’함은 전날 오전 3시쯤 발리 북쪽 96㎞ 해역에서 어뢰 훈련을 위해 잠수한 뒤 연락이 끊겼다. 인도네시아 군 당국은 최대 잠수 가능 깊이가 200여m인 낭갈라함이 해저 600∼700m에서 마지막으로 포착됐다고 밝혀 참사가 우려된다. AFP통신은 “낭갈라함이 700m까지 내려갔으면 부서졌을 것”이라고 전했다.
낭갈라함은 1977년 건조된 독일산 재래식 1400t급 잠수함으로 1981년에 인도네시아 해군에 편입됐다. 2009년 대우조선해양이 주요 장비를 신형으로 교체해 2012년 1월 인도네시아에 다시 인도했다.
낭갈라함의 정원은 34명이지만 훈련에는 53명이 탑승했다. 인도네시아 군은 실종된 승조원 53명의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훈련을 참관하기 위한 현지 언론인 등 민간인이 섞였다는 말도 나온다. 어뢰 훈련에 대우조선해양과 인도네시아 국영 PAL조선소가 공동 건조한 잠수함 ‘알루고로’가 참여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사고 잠수함이 있던 곳으로 추정되는 해역에서는 유출된 기름이 발견됐다. 현지 매체들은 낭갈라함이 잠수 중 침수가 발생하면서 전력이 끊기고, 통제력을 잃어 가라앉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군 당국은 실종 예상 지점에 음파탐지 장비를 갖춘 군함 두 척, 해저광산 탐지선, 40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수색 중이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의 구조선도 24일 도착해 수색을 도울 예정이며 호주와 미국, 독일, 터키 등도 지원 의사를 전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정비를 통해 해당 잠수함과 인연을 맺은 한국 정부도 지원 의사를 밝혔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구조 지원 요청이 있으면 언제든지 출항이 가능하도록 준비태세를 갖출 것을 해군에 지시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지원이 실현되면 심해구조 능력을 갖춘 해군 잠수함구조함 청해진함이나 해난구조대(SSU) 등이 현지에 투입될 전망이다.
윤지로·박수찬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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