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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 국물·쫄깃한 면발에 세계가 ‘홀릭’… 제2 전성기 활짝 [K브랜드 리포트]

입력 : 2021-04-14 03:00:00 수정 : 2021-04-13 20:3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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⑮ ‘한국 넘어 세계로’ 농심 신라면

흥행비결은 맛과 간편함
1986년 깊은맛·매운맛 조화 신라면 출시
200개 넘는 면 개발 끝에 최적의 면발 완성
끓이면 ‘OK’… 든든한 한 끼로 자리 잡아
30년 국내 1등 성적표로 세계 시장 누벼

이젠 세계인의 신라면으로
NYT·유튜브 채널 맛 평가 ‘넘버원’ 우뚝
2020년 농심 점유율 5.7% 세계 5위 도약
중동·아프리카·남미까지 100개국 수출
“2021년 美 제2공장 가동… 미주 시장 공략 박차”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뮤직페스티벌에 전시된 신라면 샘플

“귀찮을 때 간편하게 식사를 하고 싶다면, 여러분은 무엇을 먹나요? 나는 라면을 먹어요. 5분이면 완성되고 언제나 만족스럽거든요.(What is your go-to lazy comfort meal? Mine is RAMEN because it takes 5 minutes and is always satisfying)”

한 외국인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신라면을 들고 있는 사진과 함께 올린 글이다. ‘사나이 울리는 신라면’이라는 광고 문구와 함께 한국 라면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신라면이 해외 시장에서도 한 끼 식사로 새롭게 인식되며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세계인 입맛 사로잡은 신라면

13일 농심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에 신라면의 영어 표기인 ‘#ShinRamyun(ShinRamen)’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전 세계 방방곡곡에서 신라면을 즐기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단순히 신라면을 먹어봤다는 것을 넘어 계란이나 만두, 해산물 등 각자 취향대로 재료를 더해 먹고 있는 모습이다.

이와 같은 인기에 힘입어 농심은 지난해 해외에서 9억9000만달러의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과거에는 해외 거주나 여행 중 신라면을 사먹는 한국인이 대부분이었다면 이제는 외국인 소비자의 비중이 늘어나며 매출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농심은 신라면의 흥행 비결을 ‘간편함’과 ‘맛’으로 꼽았다. 가정에서 손쉽게 식사를 해결하기 원하는 소비 추세와 뜨거운 물만 있으면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라면 특유의 간편함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여기에 깊고 진한 국물과 쫄깃한 면발, 풍성한 건더기 등 맛과 품질에서 일본과 중국 등 타 국가의 라면을 뛰어넘은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각종 매체도 신라면을 높게 평가했다. 지난해 6월 미국 뉴욕타임스의 제품 리뷰 사이트 와이어커터가 전 세계 11개 라면을 기자와 전문가들이 함께 맛보고 평가한 기사에 따르면 농심 신라면블랙이 세계 여러 브랜드를 제치고 1등을 차지했다. 짜파구리(3위), 신라면건면(6위), 신라면사발(8위) 등 농심 제품도 순위권을 휩쓸었다.

미국에서 170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Good Mythical Morning’은 지난해 9월 구독자들이 추천한 세계 8개 라면을 맛보고 평가해 신라면을 1위로 선정했다. 이 영상의 출연자는 신라면에 대해 “날카롭게 맵지만 맛있다”며 “급이 다른 라면(Next level)”이라고 호평했다.

이와 같은 신라면의 활약에 농심은 글로벌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유로모니터의 인스턴트면 분야 통계자료에 따르면 농심은 2019년 5.3%의 점유율로 국내 라면회사 중 최초로 세계 5위에 랭크됐다. 특히 1위부터 4위를 차지한 중국의 캉스푸와 일본의 닛신, 인도네시아의 인도푸드, 일본의 도요스이산은 대부분 2017년 점유율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지만 농심은 3년 만에 점유율을 5.0%에서 5.7%로 끌어올렸다.

한 외국인이 신라면을 소개한 인스타그램 캡처

◆한국인이 좋아하는 매운맛 구현

1986년 출시된 신라면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매운맛을 구현해 순하고 구수한 국물 제품 위주의 라면 시장에서 매운 라면의 시대를 열었다.

농심은 맵고 얼큰한 국물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식습관에 착안해 얼큰한 소고기장국을 모티브로 깊은맛과 매운맛이 조화를 이룬 얼큰한 라면 개발에 나섰다. 농심 연구진은 전국에서 재배되는 모든 품종의 고추를 사들여 매운맛 실험을 했고, 국밥 등 국물요리에 주로 넣어 먹는 다진양념의 조리법을 적용했다.

이 과정에서 농심이 1982년 만든 안성스프전문공장의 기술력도 큰 역할을 했다. 농심은 스프제조기술을 업그레이드한 안성스프공장을 설립한 이후 너구리(1982년), 안성탕면(1983년), 짜파게티(1984년) 등 히트제품을 연달아 출시하며 라면의 맛과 품질을 한층 끌어올렸다.

신라면은 기존 라면에 비해 면 식감도 나아졌다. ‘안성탕면보다 굵고 너구리보다는 가늘면서도 쫄깃한 식감’을 만들어내는 것이 농심 연구진의 목표였고, 이를 위해 농심은 200개가 넘는 면발을 개발하고 테스트한 끝에 신라면에 적합한 면발을 완성해냈다.

농심은 지난 30년간 국내 시장에서 1등 성적표를 받아온 신라면을 그대로 글로벌 시장으로 가지고 나가 세계 각국의 라면과 경쟁하고 있다. 특히 농심은 해외 생산기지에서도 국내와 같은 맛의 제품을 생산해 낼 수 있도록 시스템과 인프라를 갖추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의 한 월마트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신라면을 살펴보고 있다

◆세계 100여개국으로 수출… 올해 미국 제2공장 완공

우리나라 대표 라면으로 자리매김한 신라면은 일본, 중국에서부터 스위스 융프라우 정상, 중동 및 아프리카, 네팔 히말라야 트레킹 코스, 지구 최남단 칠레 푼타아레나스까지 세계 100여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농심은 2017년 업계 최초로 미국 월마트 4000여개 전 점포에 신라면을 입점시킨 데 이어 코스트코, 크로거를 비롯한 미국 메이저 유통사에서도 판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2018년부터 이들 주류시장의 매출이 아시안시장의 매출을 제치며 현지 한국인보다 미국 소비자들이 먼저 찾는 식품이 됐다.

중국에서도 전역에 퍼져 있는 1000여개 신라면 영업망을 중심으로 영토를 넓히고 있다. 중국에서 신라면은 공항, 관광명소 등에서 판매되는 고급 식품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2018년 인민일보 인민망이 발표한 ‘중국인이 사랑하는 한국명품’으로도 선정됐다.

늘어나는 미주 시장에서의 수요에 맞춰 농심은 연말까지 미국 제2공장 설립을 마무리하고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완공되면 연간 약 3억5000만개의 라면을 더 생산할 수 있어 기존 제1공장 생산량을 합치면 연간 총 8억5000만개의 라면을 미주 시장에 공급할 수 있게 된다.

농심은 지금의 성장세를 이어가 올해 미국 라면시장 2위에 오른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농심은 미국에서 22%의 점유율로 2위 기업인 닛신(24%)과 점유율 차이를 2%포인트까지 좁혔다.

농심 미국법인 관계자는 “최근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농심 라면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는 만큼, 제2공장 가동이 미국 시장 내 선두로 오를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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