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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상 논의" vs "한 번 더 걸러주는 효과"…오세훈 자가진단키트 실효성 논란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1-04-12 18:31:42 수정 : 2021-04-12 18:3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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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의 진단키트 도입안은
야간영업 노래연습장 등에 도입
“양성 땐 업장 피해” “누가 응하나”
현장 모르는 탁상행정 비판 일어
12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자가 코로나19 ‘자가 진단키트’를 이용해 검사를 시연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방역과 민생을 모두 잡겠다며 내놓은 ‘서울형 상생방역’에서 핵심은 영업 현장에서의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 도입이다. 시범사업으로 야간 이용자가 많은 노래연습장에 먼저 도입을 추진한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정확도와 실효성 논란 등이 제기되는 한편 조기 확진자 발견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12일 오 시장은 코로나19 온라인 브리핑에서 중앙정부의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승인을 촉구하고, 노래연습장에서의 신속항원검사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자가진단키트와 신속항원검사는 면봉을 코에 넣는 검사 방식은 동일하지만,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승인한 것은 의료진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신속항원검사뿐이다.

오 시장은 “자가진단키트는 10분에서 30분 내외로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검사 수단”이라며 “미국에서는 약국·식료품점에서도 구입이 가능하고 영국에서는 주 2회 키트를 무료 배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키트를 현장에 접목해 영업장 입장 전 검사를 시행하면 민생 현장의 고통에 활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키트로 양성 판정이 나오면 입장이 제한되고, 곧바로 정부가 시행하는 기존 유전자증폭(PCR) 검사로 연계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 같은 검사 시스템이 실효성이 있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심야시간에 취객 등을 대상으로 한 검사인 데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대기에 필요한 시간 및 공간 확보 문제, 양성 판정 시 이어지는 방역당국의 관리 등이 원활히 이루어질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코로나19 관련 기자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천대 길병원 엄중식 교수는 “현장을 고려하지 않은 전형적인 탁상 논의”라며 “양성 판정이 나올 경우 당장 업장을 폐쇄하고 주변에 있는 사람 모두 자가격리해야 하는데 누가 순순히 응하겠나”라고 지적했다. 엄 교수는 “자가진단키트는 하루에 몇 만명씩 확진자가 나오고 검사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보조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라며 “키트 하나당 1만원을 잡을 경우 서울시가 들이는 비용 또한 연간 수천억원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부담을 지면서도 오 시장이 자가진단키트 도입을 촉진하는 것은 그만큼 민생 살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와 다른 행보로 민생과 방역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도다. 자가진단키트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에 의하면 반복적 사용에 의해 정확도 향상이 보완될 수 있다”며 “초기엔 확진자가 늘 수 있지만 코로나19 확산 예방에 큰 효과를 내는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감염기내과 교수는 “자가진단은 PCR 검사와는 애초에 목적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정확도 논란은 무의미하다”며 “외국에서 식당이나 체육시설 들어갈 때 신속하게 검사해 음성인 사람만 들어가듯이 똑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 교수는 “코로나19 확진자를 유흥업소 입장 전 한 번 더 걸러준다는 효과가 있다”며 “시가 비용을 들이더라도 결과적으로 확진자를 줄여서 더 이득이 된다”고 덧붙였다.

 

정지혜·안승진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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