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총질” “칼 꽂고 뒤통수” 비판 쏟아지고…문자폭탄 쇄도

4·7 재보궐선거 참패의 원인 중 하나로 이른바 ‘조국 사태’를 거론한 더불어민주당 2030 초선 의원들의 발언을 두고 강성파 당원들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당내 소신파로 분류되는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들을 향해 “비난과 질책을 각오한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고 11일 밝혔다.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남긴 글에서 “초선 의원들이 우리에게 실망한 국민들 앞에 솔직한 반성과 변화의 의지를 보여줬다”며 “특히 2030 다섯 의원이 별도의 성명을 통해 자칫 울림 없는 반성멘트로 전락했을지도 모를 민주당의 반성과 혁신의 방향을 제대로 지적해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의견을 달리하는 분들로부터 많은 비난과 질책을 각오했을 그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고 힘을 실었다.
박 의원은 이번 선거 참패에 대해 “민생무능, 내로남불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민생문제에 더 집중하고 오만한 태도, 위선적인 자세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며 “패배의 이유를 밖에서 찾고 남 탓으로 돌리면 속은 편할지 몰라도 더 큰 패배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넘어진 자리에서 땅을 짚고 일어서야 한다. 내 안에 있는 문제를 제대로 인정하고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의원은 “일부 초선 의원들에게 비난 문자와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는 뉴스를 봤다. 문자를 보내고 비난하는 당원들과 지지자들도 오직 바라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 당의 혁신과 정권 재창출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를 위해선 민주당 내부의 다양한 의견표출과 민주적 의견수렴은 꼭 필요한 에너지 응축과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비난과 질책이 아닌 초선 의원들 용기에 많은 격려와 응원 부탁드린다”며 “그 정도의 반성과 의견표출조차도 쏟아지는 문자와 댓글로 위축된다면 국민들은 오히려 민주당의 경직성에 더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민주당 20~30대 초선인 오영환·이소영·장경태·장철민·전용기 의원 5명은 지난 9일 국회에서 공동성명을 내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개혁의 대명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검찰의 부당한 압박에 밀리면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하지만 그 과정에서 수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분열되며 오히려 검찰개혁의 당위성과 동력을 잃은 것은 아닌가 뒤돌아보고 반성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 친여 성향 커뮤니티 등에는 이들을 ‘초선5적’이나 ‘배신자’로 칭하며 비판하는 글이 이어졌다. 강성 지지자로 보이는 당원들은 “내부 총질하는 초선5적”, “선거운동을 돕기는커녕 칼 꽂고 뒤통수 치고 있다”, “조국 사태 이후 총선 대승한 건 잊었나”, “당을 떠나라” 등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해당 의원들에게는 비난성 ‘문자폭탄’이 쇄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과 당원을 향해 “단합해 달라”고 부탁했다. 박 전 장관은 “우리 모두 열심히 했다. 모든 것은 제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패인을 자신 탓으로 돌렸다. 그러면서 “패하고 나면 여러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의견이 서로 다를 수 있다. 서로 비난하지 않게 해주시옵소서. 서로 다른 의견도 서로 품고서 품이 큰 민주당으로 거듭나도록 해주시옵소서”라고 단합을 호소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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