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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 제가 국민의 삶을 사는지, 집을 사려고 사는지 의문입니다”

입력 : 2021-04-11 10:47:33 수정 : 2021-04-11 11: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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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후반이라 밝힌 이의 청와대 국민청원 / “20·30이 주식과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혼자 사는 것을 욕하지 말라”
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 캡처

 

치솟는 집값 등으로 불안한 미래에 시달리는 20·30 세대의 절박한 몸부림을 알아달라며,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한 정부와 여당의 진정성을 보여 달라는 어느 누리꾼의 청와대 국민청원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20대 후반이라고 소개한 청원인 A씨는 지난 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문재인 대통령님 전 하루에도 몇 번씩 자살을 고민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불안한 미래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운을 뗐다.

 

그는 “누구나 오늘을 열심히 살면 안락한 집과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제 너무 올라버린 집값으로 그것은 꿈이 됐다”고 말했다.

 

촛불정부를 표방하며 집권을 시작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등을 믿었다면서, A씨는 “하지만 부동산 가격은 정부와 대통령의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 반대곡선을 그리며 끝을 모르고 우상향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정부의 ‘집값 안정’ 약속을 믿고 내 집 마련을 미뤘는데 도리어 그것이 불행의 시작이었다면서, A씨는 “부모님의 노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에 대해 후회하고 또 후회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민의 삶을 사는 것인지 집을 사려고 살아가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며 “이런 대한민국의 암담한 현실에서 대한민국 청년들이 과연 미래를 꿈꿀 수 있는지 대통령님과 정부, 여당에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임대차 3법’ 시행을 앞두고 전세금 인상 논란에 휩싸여 경질된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월세 인상으로 비판받았던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언급하면서 이런 일들이 ‘상식적인 행동’이냐고 물었다.

 

나아가 3기 신도시 부지 사전투기 의혹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대한 수사가 펼쳐졌음에도 뚜렷한 결과가 없었던 점을 두고, “정부가 LH사태를 축소하거나 수박 겉핥기식 수사로 마무리되지 않을까”라고 우려했다.

 

A씨의 외침은 궁지에 몰린 20·30세대의 몸부림을 논하는 순서로 이어졌다.

 

그는 “주식투자에 몰두하는 20·30,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20·30, 결혼을 미루고 혼자 사는 20·30, 출산하지 않고 사는 20·30을 욕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근로소득으로 집을 살 수 없게 되고, 불안한 미래를 벗어나려는 몸부림이며, 천정부지로 오른 집값으로 결혼이 ‘꿈’이 되면서, 대한민국의 사교육비를 감당할 자신이 없는 세대의 결정이라는 것이다.

 

A씨는 “대한민국 부동산이 낳은 여러 문제를 타파하기 위해 정부와 여당은 제대로 된 입법으로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며 “대한민국 청년이 희망을 품고 살아가도록 ‘주택임대사업자 세제 혜택’을 폐지하고, ‘이해충돌방지법’을 신속히 입법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민을 우매한 국민으로 보지 말라”며 “대한민국에 공정과 정의가 싹 트는 세상을 만들어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이 청원에는 11일 오전 10시40분 기준으로 3100여명이 동의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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