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은 4일 자신의 멘토 중 한 명인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의 영면에 “‘시대의 어른’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님의 발인을 앞두고 삼가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린 글에서 “양산 지역에서 많은 인재를 배출한 개운중학교와 효암고등학교 운영에 모든 것을 쏟아붓고, 스스로는 무소유의 청빈한 삶을 사신 분”이라면서 이 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양산 사저에 있던 시절에 채 이사장과 여러 차례 만남의 기회를 가졌다면서 “연배를 뛰어넘어 막걸리 한잔의 대화가 언제나 즐거웠고, 늘 가르침이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후 전화로 인사를 드렸더니, 대통령 재임 중에는 전화도 하지 말자고 하셨던 것이 마지막 대화가 되고 말았다”며 “선생님이 보여주셨던 진정한 자유인의 모습이 늘 그리울 것”이라고 썼다. 문 대통령은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대통령 명의 조화도 보냈다.
채 이사장은 지난 2일 향년 86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채 이사장은 1935년 대구에서 태어나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한 뒤 1961년 중앙방송(현 KBS) PD로 입사했다가 군사정권의 방송 제작 지시에 반발해 3개월 만에 그만뒀다. 이후 부친이 운영하던 강원 삼척 도계의 흥국탄광을 운영하며 광산업자로서 성공을 거뒀다. 1972년 10월 유신 정권이 들어선 이후엔 사업을 접고 재산을 주변에 나눠 줬고, 민주화 운동을 하는 이들을 뒤에서 후원해왔다. 1988년부터 효암고등학교와 개운중학교를 운영하는 효암학원 이사장으로 취임해 무급으로 일해왔다. 발인은 5일 오전 9시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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