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각각 오세훈·박형준 후보를 내세운 국민의힘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내로남불’, ‘무능’, ‘위선’ 등 표현이 특정 정당을 유추하게 한다는 이유에서 투표 독려 문구에 쓸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앞서 국민의힘 홍보국은 ‘투표가 위선을 이깁니다’, ‘투표가 무능을 이깁니다’, ‘투표가 내로남불을 이깁니다’라는 문구를 투표 독려 현수막에 쓸 수 있는지 중앙선관위에 물었다.
이에 선관위는 이 같은 단어가 특정 정당을 쉽게 유추하게 하거나, 반대하는 것으로 보이는 표현으로 읽힐 수 있어서 일반투표 독려용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오세훈 후보 캠프의 박용찬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해당 표현은 막말도 아니고, 저속한 표현도 아니다”라며 “이게 불법이라면, 이 나라에는 적어도 절반 이상의 국민이 모두 범법자가 되는 셈”이라고 선관위를 비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해당 단어를 쓰는 이들이 많다는 의미로 보인다.
그는 “결국 선관위는 집권 여당이 위선적이고 무능하며 내로남불 정당이라는 것을 사실상 인정한다는 말 아니냐”며 “정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어이가 없다”고 비꼬았다.
오 후보 캠프의 뉴미디어본부장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선관위 답변 기사를 공유한 뒤, “이게 뭐죠”라고 어이없어했다.
그리고는 “LH로남불도 제가 선관위에 문의하겠다”고 덧붙였다.
‘내로남불’과 표기가 비슷한 ‘LH로남불’은 최근 3기 신도시 부지 사전 투기 의혹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비난 폭격을 얻어맞은 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누리꾼들이 해당 사태를 비꼬면서 등장한 표현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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