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은 3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가 모든 일상 공간에서 이뤄지고 있어, 4차 유행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권 1차장은 이날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새봄을 맞아 이동량과 접촉이 많아지면서 확진자 수는 500명을 넘어섰고, 음식점·유흥업소 같은 다중이용시설과 콜센터·물류센터처럼 밀집도가 높은 사업장, 학교와 어린이집 등 취약시설에서 집단감염이 증가하고 있다”며 “모든 일상 공간에서 저변을 넓히며 ‘4차 유행’을 예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 면역으로 가느냐, 4차 유행이 현실화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며 “일반 국민에 대한 백신 접종이 시작된 현 상황에서 4차 유행이 발생한다면 한정된 의료진의 소진으로 순조로운 접종에도 차질을 빚게 된다”고 우려했다.
권 1차장은 기본방역수칙 준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최근 서울·부산·대전 등지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유흥시설 관련 점검을 강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유흥시설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 (이용자들이) 방문 사실을 숨기는 행태로 인해 신속한 접촉자 조사와 관리가 어려워지고, 이로 인해 지역사회로 확산할 위험이 매우 크다”며 “당국이 나서서 방역수칙 일제점검을 실시하고, 이를 지키지 않는 업소에 대해서는 집합제한·영업금지 등 엄정한 조처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권 1차장은 또 백신 접종에 대해서는 “지난 1일부터 75세 이상 어르신들에 대한백신 접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더 신속한 백신 접종을 위해 2분기 백신 시행계획도 앞당겨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확보된 백신이 일정에 차질 없이 도입되도록 범부처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이와 동시에 예방접종센터와 위탁 의료기관도 최대한 빠르게 확대하고, 주말·휴일에 운영하는 접종센터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권 1차장은 아울러 지방자치단체와 관계 부처에 부활절(4일)을 하루 앞둔 종교시설과 인파가 몰리는 백화점 및 봄철 관광지, 4·7 재보선 사전투표소 등에 대한 철저한 방역 관리를 주문했다.
한편,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543명으로 집계됐다. 전날보다 소폭 줄었지만, 나흘째 500명대를 이어갔다. 나흘 연속 500명대 기록은 지난 1월 14∼17일(524명→512명→580명→520명)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특히 수도권에 이어 비수도권 확진자도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 갈수록 전국적 확산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주요 감염 사례를 보면 유흥업소, 포장마차, 어린이집 등 다양한 곳을 중심으로확진자가 발생했다. 경남 거제 유흥업소·기업과 관련해선 누적 확진자가 191명이 됐고, 인천 미추홀구 어린이집 집단발병 사례 관련 확진자는 14명으로 늘었다. 이 밖에도 실내 체육시설, 대학 기숙사, 동호회, 유흥주점, 어린이집, 음식점 등 시설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감염 사례가 나왔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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