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6년 전 처가의 내곡동 땅 측량 당일 주변 식당에서 생태탕을 먹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를 두고 오 후보 측은 즉각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반면 박영선 후보 측은 “입만 열면 거짓말 한다”면서 사퇴를 촉구했다.
오 후보는 지난 2005년 6월 처가의 내곡동 땅 측량 당일 주변 식당을 방문했고, 큰 처남은 같은 날 다른 지역의 대학원 행사에 참석했다는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러한 가운데 당시 내곡동에서 생태탕집을 운영했다는 주인 A씨는 이날 오전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당일 오 후보가) 오셨었다. 기억한다”며 “점심시간이 넘었으니 오후 1시30분에서 2시 사이였다”고 주장했다.
A씨와 함께 출연한 아들 B씨는 오 후보의 차림새를 상세하게 기억한다고 했다. 그는 “김 선생(경작인)이 와서 오세훈 의원과 같이 왔으니까 잘 좀 부탁한다고(했다)”며 “반듯하게 하얀 면바지에 신발은 캐주얼 로퍼. 페라가모였다”고 말했다.
또 땅 측량에 입회했다는 오 후보의 큰 처남 C씨가 당일 오후 다른 지역 대학원 행사에 참석했다는 사진도 공개됐다.
KBS는 전날인 1일 C씨가 측량 당일 오후 경희의료원 병원경영 MBA 과정 수료식에 참석한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C씨가 참석자의 과제 발표를 듣는 모습, 마이크를 잡고 발언하는 모습, 감사패를 받는 모습 등이 담겼다.
오 후보는 “내곡동 땅 측량현장에 가지 않았다”며 “장인과 큰 처남이 입회했다”고 주장해 왔다. 큰 처남의 대학원 행사 참석에 대해서는 “저녁 감사패 수여식에만 참석했다”고 해명했는데 이같은 증언과 사진은 오 후보의 기존 입장과 배치되는 정황이다.
이와 관련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는 이날 오 후보를 향해 “오 후보의 주장은 완전히 파탄 났다”며 “그만 사퇴하라”고 직격했다.
박 후보 캠프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눈 하나 꿈쩍 안 한 채 거짓말과 말 바꾸기로 우리 국민과 서울 시민 유권자 여러분들을 속여 왔음이 낱낱이 밝혀졌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어 “오늘 아침에는 오 후보가 그동안 계속 부정해왔던 생태탕 의혹 진실을 밝혀줄 생태탕집 사장의 인터뷰가 공개됐다”며 “사장 A씨와 그의 아들은 당시 정황뿐 아니라 옷차림과 구두 브랜드까지 구체적으로 묘사하며 오 후보가 분명히 현장에 있었음을 증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세훈 후보는 당당하게 외쳤다”며 “내곡동 땅에 대해 관심을 표했다는 증거가 나오면 바로 후보 사퇴하겠다고 했다. 이제 그 약속을 지킬 때가 왔다. 오세훈 후보는 후보직을 그만 사퇴하라”고 덧붙였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