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현지 언론이 지난 주말 베이징을 덮친 황사 소식을 전하면서 “몽골이 여전히 황사의 거대한 발원지”라던 기존의 입장을 거듭 고수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28일 ‘사나운 황사가 베이징을 다시 덮쳤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방풍림 덕분에 모래바람의 강도를 낮출 수 있었다”고 자평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앞서 지난 27일 오전 베이징 대부분 지역의 PM10 농도는 2500㎍/㎥ 이상이었고, 일부 지역은 3000㎍/㎥를 넘었다. 베이징 전역의 공기질지수(AQI)도 ‘엄중’ 등급이었다. 이는 ‘10년 만의 최악의 황사’로 언급된 이달 15일, 베이징 시내 6개 구의 PM10 농도가 8108㎍/㎥까지 올라간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치다. 중국의 AQI는 ▲우수(0~50) ▲양호(51~100) ▲약한 오염(101~150) ▲중간 오염(151~200) ▲심각한 오염(201~300) ▲엄중(301~500) 총 6단계로 나뉜다.
이달 중순 황사 소식을 전하면서, 글로벌타임스는 “황사나 미세먼지를 논할 때 한국 언론은 늘 중국을 ‘희생양’으로 삼는다”는 현지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국내 누리꾼들을 분노케 한 바 있다. 특히 “한국 언론은 베이징의 누런 하늘이 담긴 사진과 ‘중국’을 잡고 늘어지며 이야기를 자극적으로 꾸며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국 누리꾼들은 공기오염의 주된 원인으로 중국을 탓하고 비난한다고 했다.
황사가 중국 네이멍구(內蒙古)와 고비 사막(몽골 남부~중국 북부 네이멍구) 부근에서 발원한다는 우리 기상청과 달리, 중국은 황사의 기원이 몽골이라는 입장이다. 중국 언론도 황사 발원지로 몽골 외에 ‘네이멍구’는 언급하지 않는다. 나아가 동아시아 국가의 협력으로 황사 문제를 극복하려면, 한국이 여론을 선동하지 않아야 한다는 게 글로벌타임스의 반박이다.

한편, 29일 베이징 환경모니터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베이징의 AQI는 56으로 ‘양호’ 등급으로 쾌청한 하늘을 되찾았다. 베이징 35곳에 설치된 대기질 측정지점 별로도 13곳은 ‘우수’, 나머지는 ‘양호’ 등급이다.
하지만 이날 수도권(북부 제외)을 비롯한 강원 영서 남부, 충청권, 전라권 서부, 경북 서부에 황사경보가 발효되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황사가 관측되고 있다.
앞서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우리 언론의 ‘중국발 황사’라는 표현에 대해, 이달 16일 정례브리핑에서 “황사는 중국 국경 밖에서 시작됐고, 중국은 단지 거쳐 가는 곳일 뿐”이라며 “중국 여론은 몽골에서 황사가 시작됐다는 책임을 묻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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