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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콩 vs 고질라 빅매치 그것이 알고 싶다

입력 : 2021-03-25 20:41:41 수정 : 2021-03-25 20:4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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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고질라vs콩’
마침내 고질라와 킹콩이 정면대결을 펼친다. 영화 ‘고질라 vs. 콩’은 두 괴수의 맞짱 말고도 지구공동설, 할로 어스를 배경 삼아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이면서 인간의 야욕에 의해 초래되는 재앙을 경계한다. 로스크 제공

“청 코너~, 신장 107m, 체중 158t, ‘유인원의 왕’ 킹콩! 홍 코너~, 신장 120m, 체중 100t, ‘몬스터의 왕’ 고질라!”

마침내 킹콩과 고질라, 고질라와 킹콩의 한판 진검승부가 펼쳐진다. ‘킹콩과 고질라를 싸움 붙이면 어떻게 될까’는 그동안 영화 제작자들이 꾸준히 보여온 관심사였다. 애덤 윈가드 감독의 새 영화 ‘고질라 vs. 콩’은 두 전설적인 존재가 벌이는 사상 최강 빅매치를 그린 블록버스터다.

우선 체격은 고질라가 우세하다. 꼬리까지 합치면 몸길이가 280m에 달하고 등에는 89개의 뾰족한 지느러미가 창이나 칼처럼 돋아나 있다. 온몸이 핵무기 그 자체인 고질라는 방사능을 불길로 변환시킨 푸른색 화염 아토믹 브레스 빔을 아가리에서 쏘아대며 무적의 면모를 과시한다.

세계 8대 불가사의로 꼽히는 킹콩은 주변 환경이나 주어진 여건을 이용하면서 다양한 도구를 사용해 공격하는 등 지능적인 액션과 수준급 전술을 펼쳐, 한 치도 예측할 수 없는 대결을 선보인다. 근접공격이 강한 고질라에게 스피드를 앞세운 민첩성과 유연함으로 대적한다. 긴 팔을 이용한 건물 오르내리기와 메치기 등의 레슬링 기술에 능하다. 특히 강력한 라이트 훅은 일품이다.

강점을 꼽자면 고질라는 물속에서 시속 70km로 헤엄칠 수 있고, 콩은 후방 공격에 대한 방어가 익숙하다. 감지력도 뛰어나, 고질라는 수백 마일 밖 적의 존재를 알아차리며 콩은 한밤 안개 속 절벽 아래 움직임까지 포착해낸다. 약점이라면 고질라의 목에 있는 아가미와 콩의 부상 위험이다.

 

영화는 두 괴수의 치열한 대결은 물론, 감동과 유머, 나아가 미스터리까지 담아낸다.

킹콩이든 고질라든 취향에 따라 편을 골라 보면 된다. 어느 쪽을 응원하든 신나는 놀이기구에 올라타는 것과 마찬가지 경험을 할 수 있다. 화면 가득 엄청난 위압감을 내뿜는 괴수들의 충돌 장면은 이제껏 보지 못한 스케일과 힘을 자랑한다. 싸움이 시작되면 전투기와 군함이 종잇장처럼 구겨지고, 대도시가 초토화되는 장관이 육해공을 가리지 않고 펼쳐진다. 킹콩과 고질라가 서로를 향해 주먹을 내두르고 꼬리를 휘두를 때마다 차진 타격감이 보는 이의 온몸에 전해진다, 초고층 건물들이 일제히 무너질 때는 전율과 함께 속 시원한 통쾌함까지 맛볼 수 있다. 그야말로 최첨단 컴퓨터그래픽(CG)과 특수효과(VFX)가 선사하는 기술의 향연을 흠뻑 누리게 된다. 드라마도 가미했다. 말을 하지 못하는 소녀 지아(카일리 하틀)와 콩은 눈빛으로 교감하고 수화로 마음을 전한다. 인간의 감정과 언어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콩의 모습은 피터 잭슨 감독의 ‘킹콩’이나 ‘혹성탈출’ 속 진화된 유인원 시저를 잇는 또 하나의 캐릭터 탄생을 예고한다.

지구공동설, 할로 어스(Hollow Earth)는 영화의 매력적인 배경이다. 지구 속 비어있는 공간에 또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는 설정이다. 19세기 초 유행한 이 설은 각종 공상과학(SF)의 모티브가 되거나 이곳을 다녀왔다는 사람들이 등장하면서 한때 힘을 얻기도 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리처드 버드 미 해군 제독은 북극의 구멍으로 빨려 들어가 거대한 산맥과 계곡, 초대형 매머드를 봤다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19세기 노르웨이 어부 얀센 부자는 “다른 여러 종족 생명체가 있는 지구 속 지하세계를 다녀왔다”며 1829∼1831년 그곳에서 지냈던 경험을 책으로 출판했다. 미국 중앙정보국의 기밀을 폭로했던 스노든도 “지구 맨틀 아래 우리보다 뛰어난 지능을 가진 또 다른 생명체가 있다”고 말했다. 2007년 러시아 물리학자 페도르 네볼린은 지구 생성 시기 내부에 찼던 가스가 빠져나가 거대한 공간이 생겼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영화는 할로 어스에서 펼치는 콩의 활약에 결코 짧지 않은 분량을 배정했다. 타이탄의 서식지가 이곳이며, 콩이 살고 있던 스컬 아일랜드도 할로 어스의 일부였다는 내용으로 이야기를 짰기 때문이다. 할로 어스는 설정상 우리가 사는 곳과 중력이 반대로 작용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진입을 시도하는 것부터 엄청난 모험일 뿐 아니라 이제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신비한 생명체들이 등장하는 곳이다. 높고 넓은 공중이라 하더라도 어차피 바닥과 만나는 풍광이다.

할로 어스를 어떻게 꾸밀 것인가는 제작진에게 가장 큰 도전이었다. 미술팀은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특이한 장소와 숲을 찾아, 익숙하면서도 이질적인 느낌을 주는 환경을 만들어냈다. 지구의 일부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괴상하지 않으면서 또한 독특해야 했기 때문이다.

인간이 거만한 과학기술로 만든 메카고질라의 등장과 무토, 기도라, 노주키, 워배트, 스컬 크롤러 등 신구 타이탄들이 대거 출연한다. 인간은 재앙을 초래하는 야욕의 존재로 그려지거나 대개 구경꾼에 그친다.

 

김신성 선임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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