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윤여정의 오스카 도전… “무엇을 하든 다르게 연기”

입력 : 2021-03-15 23:12:49 수정 : 2021-03-16 13:35:51

인쇄 메일 url 공유 - +

‘미나리’ 6개 부문 후보 올라
작품·남우주연·감독상 등 도전
윤여정, 순자役으로 조연상 후보
4월 시상… ‘기생충’ 역사 재현 관심
영화 ‘미나리’의 배우 윤여정(가운데)이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배우 윤여정(74)이 영화 데뷔작인 김기영 감독의 ‘화녀’(1971) 이후 50년 만에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르는 기록을 썼다.

윤여정이 출연한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영화로, 아카데미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 여우조연, 남우주연, 각본, 음악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어 작품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했지만, 한국 배우가 아카데미 연기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것은 처음이다.

윤여정은 ‘미나리’에서 미국 남부 아칸소주 시골로 이주한 딸 모니카(한예리) 부부를 돕기 위해 한국에서 건너간 할머니 순자를 연기했다. 정 감독은 자신의 할머니를 흉내 낼 필요가 없다고 했고, 윤여정 역시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영화에 활력을 더하고 극적 변화를 만드는 순자를 틀에 박히지 않게 연기하면서 호평받은 윤여정은 각종 영화제에서 32개의 연기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윤여정은 지금까지 수많은 캐릭터를 연기했지만 전형적인 인물을 찾기 어렵다. “무엇을 하든 다르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듯, 그는 대부분의 작품에서 자신만의 색채를 캐릭터에 입혀왔다.

‘화녀’에서는 주인집 남자를 유혹하는 가정부 역할로, 당시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였고, 임상수 감독의 ‘바람난 가족’(2003)에서는 투병 중인 남편을 두고 공개적으로 불륜을 선언하는 시어머니 역으로 공백기를 무색하게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후에도 재벌 집안의 탐욕스러운 안주인(돈의 맛), 종로 일대에서 가난한 노인들을 상대하는 박카스 할머니(죽여주는 여자) 등을 연기하며 인간의 욕망을 드러내는 캐릭터를 그만의 방식으로 완성했다.

윤여정은 ‘바람난 가족’으로 인연을 맺은 임상수 감독과 이후 ‘그때 그 사람들’(2005) ‘오래된 정원’(2006), ‘하녀’(2010), ‘돈의 맛’(2012), ‘나의 절친 악당들’(2015), ‘헤븐:행복의 나라로’(2021)까지 크고 작은 역할들로 함께 했다.

이재용 감독과도 ‘여배우들’(2009)과 ‘죽여주는 여자’(2016)로 만났고, 홍상수 감독의 작품에도 ‘하하하'(2009), ‘다른 나라에서'(2011), ‘자유의 언덕'(2014),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2015) 등 여러 편에 출연했다.

지난해 사랑받은 독립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감독 김초희)에는 개런티를 받지 않고 출연했고, ‘미나리’도 “독립영화라 고생할 게 뻔해 하기 싫었다”면서도 “정이삭 감독과는 다시 한번 하고 싶다”며 애정과 신뢰를 보였다.

최근에는 직설적인 화법과 유쾌한 유머 감각으로 예능도 접수했다.

나영석 PD와 ‘꽃보다 누나'(2013)로 인연을 맺은 이후, ‘윤식당'(2017∼2018)에이어 ‘윤스테이'(2021)까지 70대의 나이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예능 프로그램을 이끌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한다.

영화 ‘미나리'에 앞서 2015년 배두나가 주연한 넷플릭스의 미국 드라마 ‘센스8'과 현재 촬영 중인 애플TV플러스의 드라마 ‘파친코'까지 해외 활동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시상식은 내달 25일(현지시간)에 열린다.

 

김신성 선임기자 sskim65@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있지 유나 '반가운 손인사'
  • 있지 유나 '반가운 손인사'
  • 에스파 카리나 '민낮도 아름다워'
  • 한소희 '완벽한 비율'
  • 최예나 '눈부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