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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지 위 피란촌 ‘비석마을’ 본격 재조명

입력 : 2021-03-16 03:05:00 수정 : 2021-03-15 20: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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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17일 온라인 시민 강연회 개최

6·25전쟁 당시 일본인 공동묘지에 형성
피란민 판잣집 모습 등 원형 그대로 간직
산복도로 사업 이후 많은 관광객 찾아
市, 지난해 6월 유네스코 유산 등재 추진
역사적·유산적 가치 공감대 형성 나서
부산 서구 아미동 비석문화마을. 부산시 제공

부산시가 일제강점기 시대 일본인들의 공동묘지에 조성된 서구 아미동 ‘비석문화마을’에 대한 본격적인 재조명에 나섰다.

15일 부산시에 따르면 비석문화마을은 사하구 감천동 감천고개에서 서구 아미동 산상교회 주변 일대에 형성된 자연 마을로, 1950년대 6·25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정착하면서 형성됐다. 2012년 부산시가 산복도로 르네상스사업을 추진하면서 비석문화마을이란 이름을 붙였다.

피란민들의 전형적인 임시 주거시설인 판잣집의 모습을 원형 그대로 간직해 독특한 분위기와 부산의 피난 역사로 알려지면서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하지만 일본인 공동묘지에 마을이 형성되다 보니 비석을 건물의 주춧돌이나 계단, 심지어 LPG 가스통을 올려두는 받침대로 사용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일부 비석은 아미동 일본인 추모공간으로 옮겨졌으나, 대부분의 비석은 개인 집 내부에 있다.

특히 역사적으로 보존가치가 있는 비석이 재개발 등으로 훼손되고 있어 이를 체계적으로 보존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지난해 6월 ‘비석문화마을’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기 위해 1억원의 예산을 들여 부산대 산학협력단에 ‘아미동 생활유산 자료·학술조사 용역’을 발주했다.

세계문화유산으로서 비석문화마을의 가치를 입증하기 위한 것으로, 용역 결과는 이르면 5월쯤 나올 전망이다.

용역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전 필수 과정인 ‘잠정목록’ 단계 진입을 위한 작업과 비석문화마을 원주민 보호를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비석문화마을은 우선 등재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일정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잠정목록 조건부’ 단계에 머물러 있다. 최종적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선정되려면 문화재청이 관리하는 잠정목록과 우선 등재에 먼저 순서대로 포함돼야 한다.

부산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비석문화마을의 역사적·세계 유산적 가치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공감대 형성에 나서기로 했다. 오는 17일 오후 2시부터 온라인 화상프로그램(ZOOM)을 통해 부산대 차철욱·송혜영 교수가 진행하는 6·25전쟁 당시 아미동 이주민의 정착과 생활, 비석 속 옛사람들과 피란민 비석 주택을 주제로 강연회를 개최한다.

송삼종 부산시 문화체육국장은 “6·25전쟁 당시 피란민들의 긴박했던 삶을 여실히 보여주는 비석문화마을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시민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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