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세 이하 6570명 인식 조사

여성 중 ‘결혼을 하지 않겠다’거나 ‘자녀를 낳지 않겠다’는 비율이 남성보다 두 배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들은 ‘굳이 결혼할 필요나 좋은 부모가 될 자신이 없어서’, 남성은 ‘가족 생계비·결혼비용과 자녀 양육 부담 때문’에 결혼과 출산을 기피한다고 답했다.
11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청년의 생애과정에 대한 성인지적 분석과 미래 전망 연구’에 따르면 19∼34세 청년 6570명 조사 결과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여성(23.9%)은 남성(11%)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다’는 응답도 여성이 41.4%로 남성(22.7%)의 2배 가까이 됐다. 조사는 지난해 10∼11월 진행됐다.
남녀가 결혼·출산을 망설이는 이유는 성별에 따라 조금 달랐다. 남성은 결혼을 고민하는 이유로 ‘가족 생계 부담’(23.0%), ‘집, 혼수 등 결혼비용 부담’(20.5%) 등 경제적인 이유를 꼽았다. 출산을 망설이는 이유로도 ‘자녀 양육·교육비용이 부담된다’(46.1%)가 1순위에 올랐다.
반면 여성은 결혼을 꺼리는 이유로 ‘굳이 할 이유가 없어서’(26.3%), ‘전통적인 가족문화·관계에 부담을 느껴서’(24.6%)라고 답했다. 자녀를 낳지 않는 이유에서도 ‘자녀 양육·교육비에 부담을 느낀다’(28.2%)보다 ‘좋은 부모가 될 자신이 없고 아이의 미래가 행복하지 않을 것 같다’(31.7%)는 응답이 많았다.
성별에 따라 성 불평등을 느끼는 정도 차이도 컸다. 여성의 74.6%는 ‘사회가 여성에게 불평등하다’고 답한 반면 남성은 18.6%만 사회가 여성에게 불평등하다고 생각했다. 반대로 남성 중 51.7%는 ‘사회가 남성에게 불평등하다’고 생각했고 여성 중에서는 7.7%만 이에 동의했다. 사회불평등 정도를 인식하는 수준은 19∼24세가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여성정책연구원 관계자는 “대학생 집단은 다른 집단에 비해 젠더 이슈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서 이 같은 인식 격차가 나타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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