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김모(35)씨는 야심차게 시작했던 유튜브를 접기로 하고 구매했던 카메라와 삼각대, 마이크, 조명 등 방송장비들을 중고거래 플랫폼에 내놓았다.
김씨는 “유튜브를 시작한 지 1년, 열심히 시작했지만 수익창출에 실패하고 접는다”며 “다이어트 후기영상으로 자신만만하게 시작했으나 구독자는 한 달에 30명씩 늘어났다”는 소회를 밝혔다. 이어 그는 “구독자 1000명과 시청시간 4000시간의 수익창출 조건의 벽은 높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하루에 올라오는 유튜브 영상은 수천개이고 거기에서 살아남으려면 본인만의 특별한 장점이 있어야 하는데 나는 그게 없었던 것 같다”며 “유튜브가 많은 사람에게 억대 연봉이라는 꿈을 꾸게 해줬지만 유튜브 성공은 하늘에 별 따기 같다”고 말했다.
11일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는 유튜브 장비를 판매하는 글들이 줄을 이었다. 판매인 대다수는 유튜브 활동을 위해 구매했었지만 유튜브를 그만두게 돼서 판매한다고 적었다. 장비 대부분은 10회 미만 사용으로 상태는 최상급인 것으로 보였다.
아울러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카메라 등 중고 유튜브 방송 장비 판매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는 후문이다. 유튜브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진입장벽이 낮아 누구든 유튜브의 세계로 들어올 수 있지만 수익창출로 이어지고 콘텐츠를 계속 생산하는 것은 극소수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날 비대면 중고거래 플랫폼 ‘헬로마켓(대표 이후국)’에 따르면 최근 1년여간 카메라, 삼각대, 마이크, 조명 등 1인 방송 장비 등을 판매하는 사람들이 전년 대비 늘었다. 구체적인 수치를 살펴보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디지털카메라와 DSLR, 캠코더 등 카메라 제품의 중고거래 등록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44.5% 증가했다.
하지만 구매하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적어 거래 완료율은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튜브 방송을 접은 이들은 늘었지만 신규로 시장진입을 노리는 이들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1년간 헬로마켓에 등록된 카메라 제품 중 거래 완료된 제품의 비율은 41.9%로, 전년 동기 대비 23.4%p 하락했다.
이후국 헬로마켓 대표는 “유튜버로 성공하기 쉽지 않다는 사실을 최근 1년간 유튜브 방송장비 중고거래 등록 건수 증가와 거래 완료율 감소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유튜브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유튜브 방송장비의 중고거래 플랫폼 등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편 유튜버들 사이에서도 수입은 극과 극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1인 미디어 창작자(유튜버 등) 수입금액’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상위 10%(277명)가 얻은 수입금액은 총 598억8600만 원(1인 평균 2억1600만 원)이었다. 반면 하위 50%(1388명)가 얻은 수입금액은 15억 원으로 1인 평균 108만 원가량에 그쳤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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