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4만원 맥북 구매했는데 철판이 왔다… 쿠팡, 반품 제품을 새 제품으로 속여 로켓배송 ‘들통’

쿠팡 측 “다른 구매자가 반품 정책 악용한 사례… 재발 방지 노력”

지난 15일 쿠팡이 A씨에게 배송한 철판. 연합뉴스

쿠팡에서 무려 500만원이 넘는 거금을 들여 애플사의 ‘맥북 프로’를 구매한 소비자가 실제 제품과 모양과 크기·무게가 유사한 ‘철판’을 배송받는 일이 발생했다. 쿠팡이 직접 판매한 제품이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지난 15일 쿠팡에서 544만5000원 맥북 프로를 구매했다는 한 누리꾼 A씨의 글이 퍼졌다.

A씨는 “박스부터 포장까지 (새 제품과) 똑같이 돼 있어서 절대 의심하지 않고 개봉했다”라면서 “택배 중고거래라면 이해하겠는데 상장하는 쿠팡에서 이러니 누굴 믿고 사야 하냐”라고 적었다.

25일 쿠팡은 맥북 프로를 구매했다 반품한 또 다른 구매자 B씨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B씨는 최근 맥북 프로 2개를 구매한 후 제품만 빼내고 상자를 재포장해 모두 쿠팡에 반품했다.

그가 반품한 상품은 모두 검수 과정을 거쳤지만, 포장 상태가 완벽해 새 상품으로 인지됐고 A씨에게 재판매 된 것이다.

실제 B씨는 반품 후 환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쿠팡 측은 “회사의 반품 및 환불 정책을 악용한 의도적인 범죄행위로 판단돼 B씨에 대한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라며 “쿠팡도 피해자”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쿠팡은 또한 A씨에 대한 환불 조치를 완료하고 물류 센터에 남아 있던 나머지 제품도 회수한 상태라고 전했다.

그런데 쿠팡은 반품된 제품을 판매하고도 ‘리퍼’, ‘중고상품’, ‘박스훼손’ 등 제품 상태를 안내하지 않고 ‘새 제품’으로 해당 제품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비록 반품된 상품이 미개봉 상품처럼 보이더라도 구매자에게 반품 상품이라는 사실을 알렸어야 하는데 판매자 윤리를 위반한 것이란 지적이 잇달았다.

특히 문제가 된 제품은 쿠팡이 상품을 직접 매입해 판매하는 ‘로켓배송’상품이자, 쿠팡 측이 엄선한 브랜드 상품으로 광고하는 ‘C.에비뉴’ 제품이었다는 점에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이에 쿠팡은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만을 밝혔다.

현화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