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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텍사스 최악 한파 위기인데… 휴양지 놀러간 지역구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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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2-19 09:11:50 수정 : 2021-02-19 09: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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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상원의원, 가족과 칸쿤 여행… 민주당 “사임하라”
미국 텍사스주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과 딸 베루카 크루즈. 크루즈 의원은 텍사스의 한파 위기에 칸쿤 여행을 떠나 비난이 쏟아지자 “딸이 여행을 가고 싶어했고, ‘좋은 아빠’이고 싶었다”고 해명했다가 더 큰 비난에 휩싸였다.

미국 텍사스주에 최악의 한파가 닥친 가운데 대표적인 휴양지인 멕시코 칸쿤으로 여행을 떠났던 테드 크루즈 텍사스주 상원의원에 대한 비난이 거세다. 크루즈 상원의원은 “딸이 휴가를 떠나고 싶어했고, ‘좋은 아빠’이고 싶었다”고 해명했고, 민주당은 즉각 의원직 사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당초 20일 텍사스로 돌아올 예정이던 크루즈 의원은 비난 여론이 거세자 18(현지시간) 서둘러 귀국했다. 

 

인터넷맥체 복스는 이날 “인터넷이 텍사스 눈보라와 정전에도 칸쿤으로 휴가를 떠난 크루즈 의원을 바로 폭로했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에 크루즈 의원과 유사하게 생긴 남성이 칸쿤으로 여행하고 있는 듯한 사진들이 떠돌기 시작하더니 결국 크루즈 의원 본인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크루즈 의원은 지난 대선은 물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에도 이의를 제기한 친(親)트럼프 정치인이다. 당초 크루즈 의원으로 의심되는 남성이 공항과 기내에 서 있는 사진이 소셜미디어 상에 급속도로 퍼질 때만해도 크루즈 의원 측은 칸쿤 여행 중인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크루즈 의원이 쓴 마스크가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때 착용한 것과 같다는 추측 등이 난무했고, 결국 크루즈 의원이 칸쿤 여행 중인 사실이 확인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크루즈는 텍사스주 휴스턴 공항에서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을 거쳐 칸쿤까지 가는 유나이티드 항공편에 탑승할 준비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텍사스 민주당은 트위터에 “텍사스 주민은 죽어가고 있고, 당신은 칸쿤행 비행기에 있다”며 ‘크루즈는 사퇴하라’(#TedCruzRESIGN)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CNN은 이날 휴스턴의 기온(섭씨 -1도)과 칸쿤의 기온(30도)을 보여주면서 “주민들은 영하의 날씨에 추위와 싸우고 있는데 크루즈는 누가봐도 훌륭한 날씨인 칸쿤에 있다”고 비꼬았다.

 

상황이 악화하자 크루즈 의원 측은 “딸이 여행을 가고 싶어했고, 좋은 아빠이고 싶었다”고 해명했는데, 이에 “이젠 딸 베루카 탓을 하고 있다”는 비난 글이 쏟아졌다.

 

미국 텍사스에 최악의 한파 위기가 닥친 상황에 멕시코 칸쿤으로 휴가를 떠나 비난이 쏟아진 테드 크루즈 텍사스주 상원의원이 18일(현지시간) 일정을 당겨 귀국하고 있다. CNN 캡처

크루즈 의원은 결국 이날 텍사스로 급하게 돌아왔다. 크루즈의 측근은 “당초 20일까지 머물 생각이었지만 서둘러서 돌아온 것”이라고 밝혔고, 크루즈 의원이 귀국편 항공기에 탄 사진이 SNS에 또다시 퍼졌다.

 

한편 텍사스주는 이날까지 나흘 연속 정전 사태가 이어졌다. 한때 450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는데 이날 55만가구로 줄었다. 하지만 완전 복구가 아니라 순환 정전이 반복되고 있고, 식수와 식량난까지 겹치면서 3중고를 겪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텍사스주 전력망을 운영하는 전기신뢰성위원회(ERCOT)는 이날 “전력복구에 상당한 진전을 이뤘지만, 한파가 계속돼 앞으로 이틀 동안 순환 정전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상당수 주민은 냉기가 가득한 집을 피해 승용차에서 시동을 켜고 몸을 데운 뒤 잠을 청했고, 바비큐 그릴과 가스 스토브, 심지어 촛불까지 동원해 추위를 견디고 있다. 집 바깥 울타리나 아이들 목각 장난감까지 뗄감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텍사스 주정부에 따르면 수도관 동파와 정수장 가동 중단, 수압 저하 등으로 주민 1200만명에 수도 공급이 중단됐다. 당국은 주민 700만명에게 식수 오염 가능성을 대비해 물을 끓여 먹으라는 주의보를 내렸다.

 

스티브 애들러 오스틴 시장은 “도시의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물 한방울이라도 쓸데없는데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며 “앞으로 2∼3일간 에너지와 물을 절약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식량난도 이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 때와 버금가는 사재기 현상으로 식료품점 선반은 텅 비었고, 음식이 있어도 데울 방법이 없어 과자와 육포, 샌드위치 등으로 허기를 때우는 지경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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