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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져야 할 문화”… 공무원 울린 ‘시보떡’ 논란

입력 : 2021-02-18 16:00:00 수정 : 2021-02-18 16: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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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확인해보겠다”

 

각종 ‘시보 떡’. 인스타그램 갈무리

공무원 ‘시보 떡’ 문화에 대해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이 “확인해보겠다”고 나선 가운데 그들만의 문화에 관심이 쏠린다. 17일 전 장관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석, 국민의힘 이영 의원이 “시보 떡 관행에 부정적 의견이 압도적”이라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일명 공무원 ‘시보 떡’ 문화는 임용후보자가 6개월 정도 거치게 되는 시보 기간을 마치고 정식으로 임용되면 선배 공무원들에게 인사와 함께 떡을 돌리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떡뿐만 아니라 마카롱, 견과류 등을 돌리기도 한다는 게 공무원들의 전언이다.

 

해당 사안은 지난달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내 여자 동기는 시보떡 때문에 운 적 있다”라는 글이 올라오면서 촉발됐다.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글쓴이는 “가정형편도 어렵고 해서 그냥 백설기 하나씩만 돌렸는데 옆 부서 팀장이 떡을 받자마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며 “동기가 막내라 사무실 청소를 하는데 쓰레기통을 비우다가 그걸 봤고 밤새 울었다”고 적었다.

 

이런 글이 온라인 상에 게시되자 현직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듣도 보도 못한 상황”이라며 해당 공무원을 비판했다. 과거 7급 공무원으로 근무했던 A(40대)씨는 해당 사안에 대해 “떡의 특성상 하루가 지나면 굳어 먹기 힘들어 버린 것이라면 모를까 사실이라면 그 공무원이 이상한 사람이다”라며 “정말 듣지도 보지도 못한 상황이고 그런 거를 물어보는 공무원도 없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시보 때는 바짝 긴장하고 있을 때라서 주변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시선을 많이 신경 쓸 때라서 타인을 의식하며 평판 등을 걱정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A씨는 “물론 선배들에게 도와주고 하다 보니 감사한 마음이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없어져야 할 문화인 것 같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지난 1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시보 떡’문화 관련 글. 

서울시 모구청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B(40대·남)씨는 “시보 떡문화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는 모르겠는데 23년 전에 제가 입직할 때는 그런 게 없었다”며 “지금은 시보 해제될 때 떡을 돌린다거나 과자나 쿠키 등을 나눠주는 문화가 생겼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런 것보다는 오히려 선배들이 ‘고생 많았어’ 하면서 같이 이렇게 격려해주고 점심이라도 사주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종로구청은 이날 “’시보 떡’ 문화를 타파하자”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종로구청은 “신규직원들에게 부담이 되어 왔던 관습을 지양하고, 종로만의 바람직한 공직사회 문화를 형성하려는 차원”이라며 “올해부터는 신입 공무원에게 구청장이 보내는 ‘격려 메시지’와 ‘도서’, 배치받은 부서의 선배 직원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다과’를 지급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신규직원뿐 아니라 누구나 일하고 싶은 직장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개인별 삶의 질을 높이고 업무역량을 강화해 줄 내실 있는 교육과 관련 정책 등을 꾸준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또한 이날 내부적으로 공무원들에게 ‘시보 떡’ 관행을 해제하자고 공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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