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설왕설래] 김정은의 초법적 흡연

관련이슈 설왕설래 , 오피니언 최신

입력 : 2021-02-15 23:54:49 수정 : 2021-02-15 23:54:48

인쇄 메일 url 공유 - +

북한의 최고 권력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독한 골초다. 그의 흡연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지하철은 물론이고 임신부나 유아 앞에서도 담배 연기를 푹푹 뿜어댄다. 2019년 2월 2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인 베트남 하노이를 향하던 그의 특별열차가 중국 난닝역에 멈춰 섰다. 열차에서 내린 그는 담배부터 꺼내 물었다. 그의 옆에는 동생 김여정이 공손하게 재떨이를 받쳐 들고 서 있었다.

설 연휴인 지난 11일에도 김정은의 흡연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극장에서 당 간부들과 설 경축 공연을 관람하던 중이었다. 그의 손가락엔 담배가 끼워져 있고, 책상 위에는 재떨이와 성냥이 놓여 있었다. 이번 흡연이 관심을 끄는 것은 자신이 만든 법을 자신이 어겼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제정된 금연법에 따르면 극장을 비롯한 모든 공공시설에서 흡연을 하면 엄한 처벌을 받는다. 하지만 김정은은 예외였다. 그는 금연법 시행 이후에도 아무데서나 뻐끔뻐끔 담배를 피웠다.

놀라운 사실은 북한 매체들이 그의 흡연 장면을 숨기지 않고 내보낸다는 점이다. 주민들도 이를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다. 김정은은 법 위에 존재하는 ‘최고 존엄’이므로 어떤 비행을 저질러도 위법 자체가 성립될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에도 피의자 인권을 위한 사법 절차가 있지만 김정은의 한 마디면 그 자리서 즉결 처분된다. 그의 말은 법보다 우선이다. 북한 주민들이 그의 금연법 위반을 보고도 위법으로 인식하지 않는 이유다.

사실 더 놀라운 쪽은 남쪽이다. 김정은의 초법적, 반인륜적 행위를 수없이 목도하고도 위인으로 받드는 이들이 즐비하다. 서울 한복판에서 ‘김정은 위인맞이 환영단’ 출범식이 열리고 김여정 팬클럽 회장을 서로 맡겠다고 호들갑을 떤 것이 엊그제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솔직하고 예의가 바르다”며 김정은의 품성을 추켜세우는 마당이다.

인간은 각자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존재다. 그러기에 인간 위에 어떤 무엇도 있을 수 없다. 북한처럼 사람 위에 최고 존엄이 군림하면 인간은 그것의 노예로 전락한다. 그것이 김씨 왕조의 실체이다. 김정은의 초법적 흡연은 그 민낯의 일단일 뿐이다.

배연국 논설위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베이비돈크라이 이현 '인형 미모'
  • 베이비돈크라이 이현 '인형 미모'
  • 올데이 프로젝트 애니 '눈부신 등장'
  • 이주빈 '신비로운 매력'
  • 한지민 '빛나는 여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