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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슐츠 전 美국무장관 별세…냉전시대 미·소 핵무기 감축 조약 이끌어

입력 : 2021-02-08 20:57:05 수정 : 2021-02-08 22:3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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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이후 최장수 美국무장관
노동장관·재무장관도 역임 경력
중동 평화 로드맵 구축 공헌도
인류화합 공로 ‘서울평화상’ 수상

냉전시대 미·소 간 최초의 핵무기 감축 조약을 이끌어냈던 조지 슐츠 전 미국 국무장관이 10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미 싱크탱크 후버연구소에 따르면 슐츠 전 장관이 6일(현지시간) 스탠퍼드대학 캠퍼스에 있는 자택에서 숨졌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7일 보도했다. 고인은 최근까지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명예교수이자 후버연구소 특별연구원으로 활동해왔다.

 

고인은 로널드 레이건 정부에서 6년 넘게 국무장관을 지냈고 그에 앞선 리처드 닉슨 정부에서도 노동장관과 재무장관, 예산관리국장을 역임했다. AP통신은 “슐츠 전 장관은 1980년대 대부분을 소련과의 관계 개선과 중동 평화 로드맵 구축에 보낸 인사”라며 “그는 생존해 있는 역대 정부 전직 각료 중 최고령이었고,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장수 국무장관이었다”고 전했다.

 

고인은 1987년 당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체결할 때 협상을 주도했다. INF는 사거리 500∼5500㎞인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실험·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냉전시대 군비경쟁을 종식한 문서로 꼽힌다. 이 조약에 따라 양국은 1991년 6월까지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 2692기를 폐기했다. 고인이 국무장관 때인 1985년 레이건 대통령이 정보 유출을 막고자 고도 기밀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공직자 수천명에게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받도록 하자 “내가 이 정부에서 신뢰받지 못하는 순간은 내가 떠나는 날”이라고 말해 관련 조치가 철회된 일화가 있다.

 

고인은 국무장관 시절인 1983년 레이건 대통령 방한을 수행해 한국을 찾는 등 여러 번 방한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상원의원이던 1987년 전두환 정권이 양심수로 불리는 정치범을 석방하도록 노력해달라고 고인에게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고인은 1992년 세계 평화와 인류 화합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2회 서울평화상을 수상했다.

 

1920년 뉴욕에서 태어난 고인은 프린스턴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뒤 2차대전 기간 해병대에 입대해 장교 생활을 했다. 이후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MIT와 시카고대에서 교수 생활을 했다. 벡텔 그룹 대표를 지내는 등 정부뿐 아니라 재계와 학계에서도 성공한 인사로 평가된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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