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취록에 놀란 野 “김명수 대법원장 사퇴하라” 총공세

금태섭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
나경원 “삼권분립 어긋나 믿기 어렵다”
원희룡 “충격적인 녹취록. 김명수 자격없어”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농단''에 연루된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예정된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성수 부장판사 탄핵소추안에 표결이 예정된 4일 김명수 대법원장의 관련 녹취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야권에서는 김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총공세가 펼쳐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공연장 '프리즘홀'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출신의 금태섭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아무리 고위 공직자나 정치인들도 거짓말과 말바꾸기를 밥 먹듯이 하는 세상이지만, 대법원장이 이렇게 정면으로 새빨간 거짓말을 하다니...”라며 “나중에 다른 소리 할 것을 걱정해서 대법원장과의 대화도 녹음을 해놓아야 한다면 도대체 우리 사회의 신뢰가 얼마나 낮아진 것인가”라고 개탄했다. 그는 “국회에서 판사에 대한 탄핵 표결이 있다. 발의한 의원 중 한명은 판사 재직 시절 본인이 사법농단에 연루되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며 “그런 사정을 잘 알고 있다고 알려진 다른 의원은 탄핵을 주도하면서도 그 일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하고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금 전 의원이 지칭한 인물은 서울 동작을 지역구의 민주당 이수진 의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예비후보인 나경원 전 의원. 연합뉴스

국민의힘 소속의 나경원 전 의원은 “김 대법원장,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마땅하다”며 “모든 책임을 지고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우리 국민과 헌정질서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강조했다. 판사 출신의 나 전 의원은 “법관의 독립성을 지켜내고 사법부의 중립성을 수호해야 할 자리인 대법원장이, 이렇게 법원을 정치 권력에 예속시킨 것은 참으로 믿기 어려운 일”이라며 “임 판사가 공개한 녹취록이 사실이라면, 대법원장이 집권여당의 눈치를 보고 정치적 계산을 하느라 법관의 수장으로서의 지위를 망각한 것이 됩니다. 삼권분립에 어긋나는 발언이 곳곳에서 보인다. 우리 민주주의 발전에 있어 사법부의 독립은 얼마나 절실하고도 중요한 과제였습니까? 대법원장에게 주어진 사법부 수호의 책무는 무겁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법관 탄핵이 사법부를 지키는 것이라는 궤변을 하며 민주당은 사법부를 장악하려 합니다”며 “사법부마저 정치에 의해 장악되면 우리 민주주의는 끝이다. 법관을 지낸 사람으로서, 사법부 독립이 이토록 흔들리는 것이 너무나 괴롭다”고 말했다.

법조인 출신의 원희룡 제주지사도 “믿기 어려운, 충격적인 녹취록이 공개됐다”며 “정치상황 살피는 대법원장은 그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습니다. 스스로 사법부의 권위를 짓밟은 김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김 대법원장은 “사표 수리, 제출 그런 법률적인 것은 차치하고 나로서는 여러 영향, 정치적인 상황도 살펴야 한다”며 “(민주당에서)지금 상황을 잘 보고 더 툭 까놓고 얘기하면 지금 뭐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 수리했다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냐”고 항변했다. 이는 사법부 수장의 국회 특히 여당 눈치 보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형창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