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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보다 책임감으로 ‘햇반 저단백밥’ 개발… 12년째 생산”

입력 : 2021-02-03 03:03:00 수정 : 2021-02-02 20: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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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영 CJ제일제당 식품硏 수석연구원
일반 햇반보다 생산시간 10배나 길지만
PKU 같은 환자 위한 재능기부형으로 탄생
CJ, 2010년부터 환아들 꾸준한 후원도

대중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CJ제일제당이 12년째 꾸준히 생산해오고 있는 특별한 햇반이 있다. 쌀밥을 마음껏 먹을 수 없는 희귀질환자 200여명을 위한 ‘햇반 저단백밥’이다.

이 제품을 개발한 정효영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Processed Rice&Grain팀 수석연구원(45·사진)은 “기업 이윤과는 거리가 멀지만 누군가의 생명 유지에 도움 되는 ‘착한 제품’이기에 생산을 멈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햇반 저단백밥은 페닐케톤뇨증(PKU) 등 선천성 대사질환을 앓는 이들을 위한 제품이다. 단백질 함유량을 일반 햇반의 10% 수준으로 낮추는 특수 공정이 필요해 일반 햇반보다 생산에 10배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PKU 환자를 포함해 저단백식품을 먹어야 하는 대사질환자는 국내 200여 명이다. 수익성을 생각한다면 판매할 수 없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사명감으로 2009년 내놓은 이른바 ‘재능기부형’ 제품이다.

정 수석연구원은 “PKU를 앓고 있는 자녀가 있는 한 직원이 당시 대표님과의 면담 기회에서 ‘우리가 즉석밥 1등 기업인데 PKU 환자들이 일본에서 만든 밥을 먹고 있다’” 며 “저단백밥 개발 건의를 했고, 즉석에서 제품 연구와 개발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8억원을 투자해 독자적 기술과 제조 시설을 구축했다. 꼬박 7개월을 매달려 숱한 연구와 테스트 끝에 햇반 저단백밥이 탄생했다.

정 수석연구원은 “PKU 환아들이 맛있게 밥 먹는 모습을 봤을 때, 환우 가족들로부터 좋은 제품을 만들어 줘서 고맙다는 말을 들었을 때, 국제식품박람회에서 혁신 제품 수상을 했을 때, ‘착한 소비’ 사례로 교과서에 실렸을 때 등 보람 있는 순간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햇반 저단백밥은 환자 200여명의 식탁에 하루 두 끼 이상 꾸준히 오르며 2020년 말까지 약 170만개 생산됐다. CJ제일제당은 2010년부터는 매년 PKU 환아 및 가족 캠프에 햇반 저단백밥을 제공하고 별도 기부금을 전달하는 등 후원활동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정 수석연구원은 “햇반 저단백밥처럼 희귀질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것도 식품기업으로서 사명”이라며 “앞으로도 소비자들이 편리하고 맛있게 먹는 일반 햇반 제품뿐 아니라 다양한 소비층이 더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다양한 밥들을 연구·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소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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