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짝’ 케인 부상… 밀집수비 갇혀
현지 매체 “손, 어떤 지원도 못 받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에게 지난달 29일 리버풀전 1-3 패배는 뼈아팠다. 이 결과로 상위권 도약에 실패한 데다 경기 중 주전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까지 부상으로 이탈했기 때문이다. 케인이 최대 6주까지 결장이 예상되며 향후 경기에서 손흥민(29)의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커졌다. 손흥민은 EPL에서 수비 사이 공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공략하는 선수로 팀 동료들이 공간을 만들어줄수록 위력이 배가된다. 공간 창출에 핵심적 역할을 했던 케인의 이탈로 손흥민은 상대의 밀집수비에 노출될 수밖에 없게 됐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손흥민은 1일 영국 팔머 아멕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턴과의 2020~2021 EPL 21라운드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손흥민의 부진 속에 토트넘은 무득점에 그쳤고, 결국 강등권 팀인 브라이턴에 0-1로 덜미를 잡혔다.
승점 1점조차도 소중한 브라이턴은 이날 토트넘에 유일한 위협적 공격 무기인 손흥민을 집중 마크했고, 이 결과 손흥민은 90분 내내 단 2개의 슈팅에 그쳤다. 심지어 가레스 베일, 스테번 베르흐베인과 함께 스리톱으로 나선 전반에는 단 한 개의 슈팅도 만들지 못했다. 전반 30분이 돼서야 팀의 첫 슈팅이 나오는 등 답답한 공격이 계속되자 조제 모리뉴 감독이 후반 시작과 함께 190㎝의 장신 스트라이커 카를로스 비니시우스를 투입하며 공격라인을 재조정했고, 그제야 손흥민의 슈팅이 나왔다. 다만, 후반 6분 페널티 아크 오른쪽 부근에서 시도한 슈팅은 상대 수비수의 몸에 맞고 굴절됐고, 후반 30분 페널티 지역 부근에서 만든 오른발 슛은 브라이턴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설상가상으로 토트넘은 브라이턴에게 실점했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파스칼 그로스에게 골대를 맞히는 슈팅을 내주는 등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더니, 결국, 전반 17분 레안드로 트로사르에게 골을 내줬고 이것이 결승골이 됐다.
이날 패배로 토트넘은 앞선 리버풀전에 이어 리그 2연패에 빠졌다. 승점을 쌓지 못하며 리그 6위(승점33)에 머물렀다. 10위 아스널(승점 31)과의 승점 차가 불과 2점뿐이라 중위권까지 순위가 하락할 가능성이 생겼다.
지난달 6일 브렌트퍼드와의 리그컵 준결승전 이후 5경기째 득점이 침묵 중인 손흥민도 비판을 피해가지 못했다. 다만, 현지 언론들도 그가 팀 동료들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점은 놓치지 않았다. 풋볼 런던은 “이날 손흥민은 어떤 지원도 받지 못했다”면서 “다만, 공을 잡고 있을 때도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다”고 평점 4를 부여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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