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머니무브 현상이 나타났던 2020년 국내증시가 폐장했다. 사상 처음으로 2800선을 돌파했을 뿐 아니라 2870선까지 오르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연간 기준으로 30%의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저점 대비로는 세자릿수에 가까운 폭증을 시현했다. 올해 증시의 역사에는 개인투자자들의 동학개미 운동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30일 한국거래소는 부산국제금융센터에서 2020 증권·파생상품시장 폐장식을 진행했다. 이날 폐장식에는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포함해 이명호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홍우선 코스콤 사장, 박현철 부국증권 사장 등이 참석했다.
손병두 이사장은 "전대미문의 코로나19로 올해 국민들이 힘든 길을 걸어왔다"면서 "거래소는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을 했고, 시장안정 최우선에 대비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결과, 해외 거래 중단 유수가 들리는 반면에도 한국거래소는 큰 장애 없이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내년에도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폐장일인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2820.51) 대비 52.96포인트(1.88%) 오른 2873.47에 장을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 경신이다. 특히 이날 장중에는 2878.21까지 오르며 장중 최고치도 다시 썼다.
올해 코스피는 전년 대비 30.7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저점 대비로는 무려 99.6%의 수익률이다.
코스피는 지난 1월 2200선에서 호기롭게 출발했으나 글로벌 리스크에 하락하는 국면을 맞이했다. 특히 2월 중순부터 시작된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아 추락하기 시작했고 3월 중순에는 1439.43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부터 빠르게 국내 증시는 회복하기 시작했고, 단 2개월만에 2000선을 회복한데 이어 4개월만에 코로나19 이전으로 원상복구 됐다. 뒤이어 지난 8월에는 2400선까지 올랐으며 11월에는 엄청난 속도로 상승해 사상 처음으로 2600선을 넘어섰다.
이달에도 상승세를 이어가 2700, 2800선을 연달아 넘었고 이날 한때는 2870선을 터치하기도 했다. 코스피 3000시대까지는 단 130포인트 가량 남은 수준이다.
국내 증시가 빠른 회복한데 이어 더 오를 수 있었던 배경은 개인투자자들의 동학개미운동이 꼽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주식거래 활동계좌수는 3545만368개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말 대비 578만여개 급증한 수준이다. 주식거래 활동계좌는 예탁자산이 10만원 이상이면서 6개월간 한 차례 이상 거래한 적이 있는 증권계좌를 뜻한다.
즉, 늘어난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증시의 하단이 받쳐지고 상승할 수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올해 개인투자자들의 코스피 순매수 규모는 47조9486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기관과 외국인의 전유물 같았던 공매도가 잠정 폐지되면서 시장의 판을 흔드는 키플레이어가 됐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산한 동학개미의 주식 순매수 규모는 약 64조원이다. 이는 종전 연간 최대치 순매수였던 2018년의 6배 수준이다. 이로 인해 올해 주식거래에서 개인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64.8%에서 76.2%로 확대됐다.
또 증시의 공식을 깨드린 것도 동학개미였다. 통상적으로 주가 하락이 나타나는 배당락일에 주가를 반등을 시킨 것이다. 무려 이날 2조1984억원 순매수해 지수 상승을 만들어냈는데 이는 역대 2번째로 높았던 순매수세다.
여기에 이날 폐장일 코스피 2870선 돌파의 시작점도 개인투자자였다. 증시 폐장일은 통상적으로 적은 거래로 이뤄진다. 하지만 이날 약보합 당시 개인의 매수세에 반등에 성공했고, 이후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몰리자 순매도로 전환했다.
한국거래소 역시 개인투자자의 공헌이 컸다는 발언을 폐장식에서 남겼다. 손 이사장은 "개인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시장 참여와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국내증시가 최초로 2800선을 돌파할 수 있었다"며 "KRX 금시장, 파생상품시장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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