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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전 0대9 참패, ‘손흥민 푸슈카시상’으로 설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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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12-19 06:00:00 수정 : 2020-12-18 20: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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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스위스 월드컵서 만난 한국 대 헝가리
헝가리 주전 푸슈카시에 2골 내줘… 0대9 참패
손흥민, 한국 첫 푸슈카시상 수상… ‘설욕했다’
18일 올해의 푸슈카시상 수상자로 선정된 손흥민이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손흥민(28·토트넘)이 지난해 번리전에서 작성한 ‘70m 원더골’로 국제축구연맹(FIFA) 푸슈카시상을 받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지친 한국 국민들에게 한 줄기 위로를 선사한 가운데 이 상의 이름인 ‘푸슈카시’에 눈길이 쏠린다. 한국이 처음 월드컵에 출전했던 1954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에 0대9의 치욕적 패배를 안긴 헝가리 대표팀의 주전 공격수와 관련이 있어 ‘한국이 66년 만에 설욕을 한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손흥민은 18일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FIFA 본부에서 온라인으로 개최된 ‘더 베스트 FIFA 풋볼 어워즈 2020’ 시상식에서 푸슈카시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대회, 성별, 국적에 상관없이 한 해 동안 나온 축구 경기의 골 중 최고의 골을 선정해 주는 상이다.

 

손흥민은 지난해 12월 8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과 번리의 2019-2020 정규리그 16라운드 경기에서 2-0으로 앞서던 전반 32분 자기 진영 페널티 지역 부근에서 볼을 잡은 뒤 무려 70m를 폭풍질주하며 수비수 6명을 따돌리고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오른발 슛으로 골대를 갈랐다. ‘70m 원더골’로 불리는 이 골이 지난 한 해 동안 나온 축구 경기의 골 중 최고의 골로 뽑힌 셈이다.

 

이 상은 헝가리 축구의 전설인 페렌츠 푸슈카시(1927∼2006)의 이름을 따 2009년 제정됐다. 1945∼1956년 헝가리 축구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한 푸슈카시는 1950년대 세계 축구를 호령한 스타 중의 스타였다. 1952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헝가리는 푸슈카시의 득점 행진에 힘입어 축구 금메달을 땄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 당시 푸슈카시가 이끄는 헝가리는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였다. 그 헝가리가 예선에서 만난 팀들 중 하나가 바로 한국이다. 6·25전쟁의 참화를 딛고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한국은 헝가리와의 대결에서 0대9 참패를 당했다. 이 9대0 스코어는 지금도 월드컵 역사상 최대 점수차 기록으로 남아 있다. 순조롭게 결승까지 진출한 헝가리는 서독(현 독일)에 3대2로 아깝게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전성기의 헝가리 축구 국가대표 선수 페렌츠 푸슈카시(오른쪽)의 모습. 2009년 그의 이름을 딴 FIFA 푸슈카시상이 제정돼 한 해 동안 나온 축구 경기의 골 중 최고의 골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한국 축구사에는 ‘흑역사’로 남아 있는 1954년 한국 대 헝가리 경기에서 푸슈카시는 헝가리 주전 공격수로서 2골을 넣으며 9대0 대승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랬던 한국이 낳은 손흥민이 헝가리전 참패 후 66년 만에 푸슈카시상을 받았으니 한국으로선 1954년 헝가리한테 당한 굴욕을 깨끗이 설욕한 셈이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정말 멋진 골”이라며 “한국 선수 최초로 FIFA의 푸슈카시상을 받은 손흥민 선수에게 축하를 전한다”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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