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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풍뎅이 날개 원리 규명… 충돌해도 추락 않는 비행로봇 개발

입력 : 2020-12-10 03:00:00 수정 : 2020-12-09 14:3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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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장애물과 충돌해도 추락하지 않고 비행하는 장수풍뎅이 날갯짓 원리를 밝혀냈다. 연구진은 이 원리를 이용해 임무 중 충돌해도 추락하지 않는 비행체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건국대학교 KU융합과학기술원 박훈철 교수팀(스마트운행체공학과)은 9일 “장수풍뎅이가 장애물에 충돌하면 바깥쪽 날개를 접어 충격을 완화해 비행을 계속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권위있는 과학분야 학술지인 ‘사이언스’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풍뎅이는 뒷 날개를 펼쳐서 비행하고 육상 또는 수중에서 기동하는 유일한 곤충이다. 풍뎅이의 뒷날개 펼침과 접힘 과정은 그동안 몇 가지 원리로 설명됐지만 뒷날개가 완전히 펼쳐지는 과정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이 부족했다.

 

연구팀은 우선 장수풍뎅이의 날개에 특수 장치를 부착했다. 이 장치를 장수풍뎅이가 날갯짓을 하는 주파수인 38헤르츠(㎐)로 작동시킨 뒤 이를 디지털 고속카메라로 촬영했다. 이를 통해 날갯짓 초반에 접혔던 날개가 공기력과 관성력으로 완전히 펼쳐진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어 장수풍뎅이가 비행 중 날갯짓하는 날개가 막대에 부딪히는 장면을 찍었고, 장애물이 몸체에 가까운 경우 장수풍뎅이가 펼쳐진 다리로 장애물을 붙잡고 장애물이 안쪽 날개에 부딪히는 경우 충돌한 뒤 추락하며, 장애물이 바깥쪽 날개에 부딪힌 경우에는 자세를 재조정해 다시 날아간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런 장수풍뎅이 날개의 펼침-접힘 원리를 활용해 인공 날개를 제작했다. 이를 곤충모방 날갯짓 비행로봇에 장착해 비행실험을 진행했다. 비행로봇은 장수풍뎅이처럼 안쪽 날개가 장애물과 부딪히면 자세를 잃고 떨어졌지만, 바깥쪽 날개가 비행 중 장애물과 충돌한 경우에는 자세를 유지하면서 계속 공중에 떠 있었다.

 

박훈철 교수는 “바깥쪽 날개가 장애물과 충동하는 경우 날개가 접히는 부분이 충돌 에너지를 흡수하고, 아주 짧은 시간 안에 다시 바깥쪽 날개가 펼쳐지면서 날갯짓 비행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날갯짓 비행로봇들이 장애물과 부닥쳐도 비행을 계속해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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