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버시티(Diversity·다양성)는 이노베이션(Innovation·혁신)을 품고 있다. 서로 다른 가치관이 공존하는 다이버시티가 있어야 이노베이션이 나올 수 있다. 같은 가치관에서는 이노베이션이 나올 수 없다.”
스즈키 에이케이(鈴木英敬·46·사진) 일본 미에(三重)현 지사가 1일 다이버시티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쓰(津)시에 있는 현 청사 입구에는 ‘우리가 만들자, 차별없는 미에현’이라고 쓰인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스즈키 지사는 2017년 다이버시티의 바람을 미에현에서 일으키자는 다이버시티 선언을 하고 추진 중이다. 다이버시티 정책의 주요 기둥은 장애인, 외국인, 성소수자 문제 등이다. 도쿄대 경제학부 졸업 후 통상산업성(현 경제산업성) 관료를 거쳐 2011년 광역지방자치단체인 도도부현(都道府縣) 지사로서는 역대 두 번째 최연소인 37세에 당선해 3연임 중이다. 현직 지사로서는 처음으로 두 자녀(현재 8세 아들과 4세 딸) 출생 때 육아휴직을 냈다는 진기록도 가지고 있다.
―다이버시티 선언에 저항은 없나.
“역시 저항이 있다. 이때 취하는 정책은 두 가지다. 먼저 정치 지도자, 리더로서 다이버시티의 실현이 가져올 큰 비전을 보여주는 것이다. 두 번째는 다이버시티가 이뤄지지 않음으로써 구체적으로 야기되는 곤란한 사례를 들어 주민을 설득하는 것이다. 나는 일본이 정책 결정에서 여성 참여나 조직에서 외국인 역할이 좀 뒤처져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 리더로서 이노베이션을 위해 다이버시티가 필요하고, 미래를 위해 서로 다른 가치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계기가 있나.
“1990년대부터 현의 외국인이 증가했다. 2019년 기준 외국인은 5만5000명으로 현 사상 최다다. 외국인 비율(현민 176만8000명 중 3.1%)도 도쿄, 아이치(愛知)현에 이어 전국 3위다. (외국인의 증가와 함께) 함께 사는 것, 다이버시티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 외국인을 위해 의료통역자 135명, 재해 시 어학 서포터 199명을 육성, 배치했다. 외국인 상담 서포터센터를 설치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포함한 고충을 상담하고 있다.”
―2013년 선언한 장애인을 위한 배리어프리 관광의 주안점은.
“(숙박업소 등에) 휠체어 탑승자를 위해 어떤 시설과 설비가 필요한지 정보를 제공하고, 설비가 안 된 곳은 장애인용 손잡이, 슬로프 등의 하드웨어를 개선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여파로 배리어프리 온라인 투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첫째와 둘째 육아휴직을 했을 때 주위 반응에 차이가 있었나.
“첫 번째와 두 번째 반응이 달랐다. 첫 번째 육아휴직 때는 부정적 의견이 많아서 비서실로 항의 전화가 수없이 왔다. 지지자의 항의도 많았다. ‘중소기업이면 육아휴직할 수 있겠느냐’는 반응도 있었다. 물론 휴가를 냈지만 위기 발생 시에는 바로 올 수 있었고 전혀 문제가 없었다. 두 번째 육아휴직 때는 ‘또 휴가를 얻었느냐’며 박수와 응원을 보내는 목소리가 컸다. 사회의 변화도 있어 용인된 것도 있다. 처음 첫발을 내딛기는 어렵지만 한발을 내디뎌 공기(사회 분위기)를 바꾸는 것이 리더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정치가로서 의미 있는 일이었다.”
쓰(미에현)=글·사진 김청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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