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3州만 당선인 인증 남겨
모두 확보 땐 선거인단 총 306명
트럼프, 패배 결정 ‘뒤집기’ 의지
조지아주 상원 결선 지원 유세서
“선거도둑질, 절대 수용 못해” 강조
“김정은과 대화 의문” 바이든 무시
공화의원 27명, 바이든 승리 인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후 처음 조지아주에서 대중 유세에 나서 향후 3주일 안에 대선 결과 뒤집기에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을 무시하는 태도를 고수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국무위원장)과 잘할 것 같지 않다”며 바이든 당선인의 외교 역량을 깎아내리기도 했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에도 바이든 당선인은 캘리포니아주의 당선 인증으로 백악관 새 주인이 되기 위한 ‘매직넘버’를 공식적으로 확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오는 1월 5일 실시되는 조지아주 상원의원 2명의 결선투표를 앞두고 공화당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 “내가 남은 3주일 동안 내 생애에서 아마도 가장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은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3주일 사이에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뒤집기 위한 노력을 극대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에서 자신이 이겼기 때문에 ‘선거 조작’ 결과를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졌다면 너그러운 패배자가 됐을 것이고, 플로리다로 내려가 편하게 살았을 것이나 그들이 선거를 도둑질하고, 조작하면서 거짓말을 하고 있어 내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례적으로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여사도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유세장에 나타나 결선투표 참가를 독려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매일같이 여러분을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의 달인’을 자처하는 바이든 당선인에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임기 중 북한과 대치했던 상황을 언급하며 “모두가 전쟁을 이야기했지만 우리는 관계를 발전시켰다”며 김정은 위원장과 자신이 쌓은 친분을 치켜세웠다. 이어 “그(바이든)가 북한 김정은과 어떻게 할지 지켜보자”며 “그리 잘할 것 같지 않다”고 폄훼했다.

조지아주 발도스타 공항에서 열린 이날 집회는 1만 여명의 지지자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할 때마다 ‘4년 더’, ‘도둑질을 멈춰라’ 등 구호를 연호하며 열렬한 지지와 환호를 보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 연방 의회의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과 하원의원 249명 전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27명만이 바이든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인정한다는 답을 보내왔다고 보도했다. WP는 공화당 상원의원 52명 중에서는 12명이, 하원의원 197명 중에서는 15명이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인정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바이든 당선인의 차기 대통령 취임은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는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공식 인증했다. 캘리포니아는 미국 50개 주 가운데 선거인단이 가장 많다. 이로써 바이든 당선인은 총 279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절반인 270명을 넘겼다.
미 대선의 승자는 대선일 직후 결정됐기 때문에 각주의 당선인 인증 및 선거인단 확정은 형식적 절차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않은 올해에는 주별 당선인 인증 및 선거인단 확정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바이든 당선인이 이긴 주들 가운데 콜로라도, 하와이, 뉴저지 세 곳만 당선인 인증을 남겨두고 있다. 이를 모두 확보하면 바이든 당선인은 총 306명, 트럼프 대통령은 232명의 선거인단을 공식 확보한다. 주별로 선출된 선거인단은 오는 14일 대통령을 공식 선출하는 투표를 한다.
워싱턴=국기연·정재영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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