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업자 이성록 1176억원 ‘불명예 1위’
前 프로투수 임창용·선박왕 권혁도 포함
中 단골 많은 성형외과 세금 23억 포탈도
법인으론 (주)하원제약 260억원 체납 최고
국세청이 6일 공개한 2020년 신규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에 기아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 등에서 투수로 활약한 임창용(44)씨와 ‘선박왕’으로 이름을 날렸던 권혁(70) 시도상선 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개인 최고 체납액은 도박업자 이성록(44)씨가 1176억원을 기록했다.
중국인 ‘의료관광객’이 많이 찾는 쥬얼리성형외과 신용원(48) 원장은 ‘조세포탈범’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 브로커를 통해 중국인 환자를 모집하고 수술 대금은 중국 현지에서 신용카드 등으로 결제한 뒤 속칭 ‘환치기’ 수법 등을 썼다. 국세청 조사로 드러난 포탈세액만 23억3600만원에 달했다.
국세청은 이날 고액·상습체납자 6965명, 조세포탈범 35명 등의 명단을 공개했다. 고액·상습체납자는 국세 2억원 이상을 1년 넘게 체납한 이들로 이들의 전체 체납액은 4조8203억원에 달했다.
국세청은 홈페이지에 체납자의 성명·상호(법인명), 나이, 직업, 주소, 체납액의 세목납부기한 및 체납 요지를 공개한다. 체납자가 법인인 경우에는 법인의 대표자를 함께 공개한다.
올해 고액·상습체납자는 개인 4633명, 법인 2332개로 지난해에 비해 인원은 127명 많지만 초고액 체납자가 줄며 체납액은 5870억원이 줄었다.

체납액이 2억~5억원에 해당하는 체납자가 4732명, 체납액은 1조6114억원으로 전체 명단공개 인원 및 체납액의 각각 67.9%, 32.5%를 차지했다.
프로야구 선수 임씨는 종합소득세 3억원을 체납했고, 국세청과 3000억원대 소송전을 벌이는 권 회장은 증여세 등 22억원을 체납해 이름이 공개됐다.
법인 중에는 근로소득세 등 260억원을 체납한 ㈜하원제약(대표자 구대호)이 체납액 1위였다. 뉴그린종합건설, 그리심, 유엔아이라이프, 하동지구개발사업단, 더블유에스테크, 엘씨프라임, 플러스인, 미트리치, 천혜디지털 등도 상위권에 포함됐다. 건설업과 부동산업, 도·소매업이 주를 이뤘다.
국세청은 이날 조세포탈범 35명, 불성실 기부금단체 79곳도 공개했다.
조세포탈범 공개 대상은 장부를 소각·파기하거나 경제 능력이 없는 사람의 명의로 거래를 위장하는 등 사기를 비롯한 부정한 행위로 조세를 포탈해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로서 포탈세액이 2억원 이상인 경우다.
불성실 기부금단체는 거짓 기부금 영수증을 5회 또는 5000만원 이상 발급한 단체 60개, 기부금 영수증 발급명세서를 작성·보관하지 않은 단체 4개,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의무를 불이행해 1000만원 이상 추징당한 단체 15개 등 총 79개 단체가 공개됐다.
학교법인 재능학원의 경우 출연·설립자의 친인척을 직원으로 채용하고 급여를 지급한 것이 드러나 증여세 7억9600만원을 추징당했다. 일부 기부금 수령단체는 연말정산에서 기부금 공제를 받으려는 사람에게 수수료를 받고 고액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했다.
명단공개 기부금단체는 종교단체가 66개(84%)로 가장 많았고, 의료법인 8개, 교육단체 3개, 사회복지단체 1개, 학술·장학단체 1개 등이었다.
세종=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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