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역당국이 16일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를 현행 1단계에서 1.5단계로 상향 조정한 것을 놓고 시민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세로 1.5단계 격상을 이해한다면서도 "코로나19를 억제할 만한 근본적인 방안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뉴스1에 따르면 강남구 도곡동에 사는 이모씨(41)는 "코로나19가 확산하니 거리두기 강도를 높인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코로나19가 지긋지긋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확산하면 거리두기 단계를 높이고 잠잠해지면 단계를 내리는 식의 대응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코로나19 확산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성북구 정릉동에 사는 권모씨(38)도 "1단계와 1.5단계 차이를 아직 제대로 숙지 하지 못한 상태"라며 "정부가 1.5단계로 무엇이 변하는지 제대로 홍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온라인상에서도 1.5단계 격상을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1.5단계가 아닌 2단계로 올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누리꾼은 "일일 확진자 수가 연일 200명대를 기록하고 있는데 억제하고 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1.5단계로 올렸다가는 300명대로 올라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확산세를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거리두기 2단계에서는 클럽, 단란주점, 헌팅포차 등의 영업이 금지된다. 일반음식점, 카페 등의 영업은 오후 9시까지로 제한된다. 반면 1.5단계에서는 마스크 착용의무화가 강화되고 체육시설 등의 관람인원이 제한되지만 음식점, 유흥시설 등의 영업이 가능하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1.5단계 격상은 국민들에게 모호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며 2단계 격상을 주장했다.
천 교수는 "감염원인 비말이 가장 많이 퍼지는 식당 영업을 제한하지 않고는 확산세를 막기 힘들다"며 "국민들에게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서도 선제적인 2단계 격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1단계 완화로 국민들의 경각심이 떨어진 상태다. 2단계 격상이 필요하다"며 "국민들도 연말 모임을 최대한 자제하는 등 정부 방침에 호응해야 한다"말했다.
한편 전남대병원에서 시작한 코로나19 'n차 감염' 확진자 1명이 추가되면서 전남대병원 관련 누적 확진자는 31명으로 늘었다.
광주시에 따르면 17일 오후 6시를 기준으로 광주 북구에 사는 A씨가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아 광주 580번 확진자가 됐다.
전남대병원 입점 업체 직원(광주 562번)과 직원의 부친(광주 565번), 부친의 지인(광주 573), 지인의 가족인 A씨에게까지 전파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3일 전남대병원 전공의가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광주(25명)는 물론 전남 목포(5명), 경기 광명(1명) 등 모두 31명이 전남대병원과 관련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남대병원은 확진자가 잇따르자 본원 1동 병실 전체를 동일집단(코호트) 격리하고 외래 진료와 응급실 진료를 중단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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