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플로리다주(州)에 있는 틴달 공군기지에 네 발 달린 개처럼 생긴 로봇 군견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기지 내 ‘사각지대’에 배치돼 외부인의 침입을 막는 것이 목표인데 훌륭한 ‘시각’과 ‘청각’을 갖추었으나 정작 ‘후각’은 없어 진짜 군견을 대체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미 공군에 따르면 틴달 기지를 방어하는 임무를 맡은 부대에 최근 로봇 개가 전격 배치됐다. 미리 입력된 정보에 따라 자동으로 기능할 수 있으나 그때그때 사람의 조종도 받는 반자율(semi-autonomous) 형태의 로봇이다.
로봇에는 모바일 카메라와 센서, 녹음기 등이 장착돼 있다. 이 로봇이 보고 듣는 모든 시각 및 청각 정보가 관제센터에서 해당 로봇을 통제하는 군인한테 고스란히 전달된다. 일정한 순찰 경로를 따라 움직이는 로봇의 ‘눈’과 ‘귀’에 포착된 수상한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는 구조다.
틴달 기지의 한 관계자는 “이 로봇 개는 사람이나 차량이 접근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지역을 전담해 순찰함으로써 군인의 안전을 확보하고 장병들로 하여금 다른 더 중요한 지역 방어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 개가 사람과 함께 있는 경우는 상부에서 로봇에 장착된 전자장치를 이용해 그 옆의 군인에게 구두 명령을 내리는 것도 가능하다. 혼자서 순찰 작전을 수행할 수도 있고 때로는 장병들로 이뤄진 순찰대 곁에서 그 ‘연락책’ 노릇을 할 수도 있는 셈이다.
다만 현재까지 이 로봇 개에 후각 기능은 존재하지 않는다. 냄새를 맡는 능력이 무척 중요한 진짜 군견을 로봇 개가 대체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의미다.

미군이 군사작전에 개를 정식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건 제2차 세계대전 도중인 1942년 3월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트남 전쟁 기간에는 정글 속에 몰래 숨어 있는 적군이나 적군이 수풀 사이에 파놓은 함정 등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보니 군견 수요도 급증했다고 한다.
현재 미군은 육해공군과 해병대 등을 통틀어 군견 자격을 인정받은 개가 2000마리쯤 된다. 이 가운데 현역으로 야전에서 활발히 임무 수행을 하는 군견은 약 1800마리 정도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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