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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고위관리 기습 경질…“소송전 대비 트럼피즘 유지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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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11-07 16:00:00 수정 : 2020-11-07 18: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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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다음날인 4일(현지시간) 새벽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선거 결과에 대해 연설을 마친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색이 짙은 가운데서도 공공기관 고위 관리를 기습적으로 해임하는 등 인사권을 휘둘러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대선 불복 움직임과 맞물려 남은 기간 '눈엣가시'들에 대한 보복성 물갈이를 통해 권력 누수를 막고 소송전에 대비하려는 전략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CNN 따르면 백악관은 6일(현지시간) 보니 글릭 국제개발처(USAID) 부처장을 전격 해임하고 존 바사 처장대행을 부처장 대행에 임명했다.

글릭 부처장은 금요일인 이날 오후 2시45분께 같은 날 오후 5시까지 그만두라는 통지를 받았으며 이에 거부하자 당장 나가라는 통보를 다시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해임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바사 처장대행은 법령에 따라 이날 대행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었으나 부처장 대행으로서 USAID를 계속 이끌게 됐다. USAID는 대외 원조를 담당하는 기관으로 미국 정부가 비축한 개발차관 기금을 개발도상국에 대출하는 역할을 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닐 채터지 연방 에너지규제위원회 위원장도 강등시키고 동료 위원인 제임스 댄리를 위원장에 임명했다. 채터지 위원장은 화석연료 사용을 옹호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와 달리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포용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불복하겠다고 선언한 뒤에 나와 주목된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인사, 행정권 등 현직 대통령의 프리미엄을 불복에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전략을 세웠다고 전날 보도했다. 이는 부정선거 주장을 앞세워 소송전을 이어가면서 다른 한편에서 발생할 수 있는 권력 누수를 막고 행정부 내 트럼피즘을 유지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선 다음날인 4일(현지시간) 자신의 거주지인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대선 결과에 대해 발언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으면서 환하게 미소 짓고 있다. 윌밍턴 로이터=연합뉴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 등 그간 자신과 불화를 겪은 인물들을 표적으로 인사권을 휘두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트럼프가 대선 이후에도 인사의 칼날을 휘두르는 것에 대해 현지 언론들은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대선 후 숙청이 시작됐다"며 글릭 부처장 경질은 충성도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고위관리에 대한 축출 작업의 첫 사례라고 해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통상적인 예의는 계속 저버리겠다는 의도"라며 "이기든지 지든지 가능한 한 오랫동안 자신의 정책, 자신이 임명한 이들에 대한 인사를 우격다짐 식으로 끌고 가려는 것"이라고 해설했다. 특히 CNN은 글릭 부처장의 해임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와 바이든 행정부 간에 정권 인수인계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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