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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수서’·YS ‘한보’ 등 역대 정권 ‘4년 차 증후군’ [세상을 보는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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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저축은행·박근혜 땐 최순실 게이트
갈수록 정교화… 文정권선 사모펀드 비리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후 역대 정권은 ‘집권 4년 차 증후군’을 겪었다. 집권 초 막강한 권력에 힘입어 개혁을 추진하다가 4년 차에 들어서면서 친인척·권력 실세의 비리가 터지기 일쑤였다. 노태우정부 시절 수서지구 택지 특혜 분양사건을 필두로 김영삼정부의 한보 비리, 김대중정부의 정현준·진승현·이용호 게이트, 이명박정부의 저축은행 비리 및 영포 게이트,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게이트가 예외 없이 집권 4년 차에 발생했다. 문재인정부도 출범한 지 3년 4개월이 흐르자 라임·옵티머스 사태가 정국의 뇌관으로 등장했다.

 

권력형 비리는 갈수록 진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정치인·관료와 기업이 아예 부패동맹을 맺는 토건형 비리에서 금융 불법 대출과 대기업 특혜 관련 뇌물수수, 벤처 및 정보기술(IT) 거품·주가조작 등에 이르기까지 날로 정교해졌다. 문재인정부에서는 신종수법인 사모펀드 비리가 기승을 부렸다. 라임·옵티머스자산운용은 2015년 10월 금융혁신을 명분으로 시행된 사모펀드 규제완화조치가 낳은 자식들이다. 운용사 설립이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뀌고 최소투자금액도 5억원에서 1억원(현재 3억원)으로 낮아졌다. 이게 자본시장에 사기꾼이 들끓게 한 ‘트리거(방아쇠)’로 작용한 것이다.

 

라임은 규제 완화의 빈틈을 파고들어 4개의 모펀드 아래에 50인 미만으로 쪼갠 157개의 자펀드를 만들었다. 운용규모가 2017년 9월 1조원에서 2018년 말 3조6000억원대로 불어나며 국내 최대 헤지펀드로 부상했다. 그로부터 2년도 되지 않아 1조6000억원 규모의 환매가 중단되면서 몰락의 길에 들어섰다. 펀드 손실이 발생하자 신규 가입자의 투자금으로 막는 ‘폰지(다단계 돌려막기)’ 수법을 썼고 고객 돈을 쌈짓돈처럼 뒤로 챙기면서 개인 4000여명이 피해를 봤다. 라임은 펀드 자금을 빼돌려 불법적인 기업사냥과 주가조작에도 열을 올렸다. 지난 4년간 1조2000억원을 40여개 코스닥 기업에 투자한 것으로 전해진다.

 

옵티머스는 처음부터 작정하고 펀드상품을 허구로 설계해 죄질이 더 나쁘다. 펀드를 연 3%대 수익을 주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운용한다고 속인 뒤 2018년 4월부터 지난 6월까지 약 1조5000억원의 투자금을 모았다. 하지만 투자금 대부분이 비상장사 사모사채와 부실기업 인수 등에 사용되면서 펀드는 빠르게 부실화됐다. 급기야 5151억원의 환매가 중단됐고 피해자가 1000명이 넘는다. 사기단이 돈세탁을 거쳐 빼돌린 약 4000억원의 자금 용처가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주춘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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