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배달 음식을 찾는 사람이 많은 가운데 배달 음식점의 식품 위생 관리가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배달음식점 식품위생법 위반 내용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배달 음식점의 식품위생법 위반 건수는 총 2388건이었다.
이는 식약처가 배달 플랫폼으로부터 받은 배달업체의 명단을 토대로 현장 점검을 벌여 적발한 위반 건수를 집계한 것이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 배달플랫폼에 등록된 업체는 2017년 4264곳, 2018년 2만7570곳, 2019년 4만8050곳, 2020년 14만9080곳 등 급증하는 추세다.
그러나 배달음식점의 식품위생법 위반 건수는 2017년 53건, 2018년 1103건, 2019년 328건 등이었다.
특히 올해는 1∼9월에 총 2388건의 식품위생법 위반 사항이 적발돼 전년보다 7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위반 내용을 살펴보면 위생교육을 이수하지 않은 사례가 567건(23.7%)으로 가장 많았고 '기준 및 규격 위반'(417건·17.5%), '영업자 준수사항 위반'(278건·11.6%) 등이 뒤를 이었다.
남 의원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배달음식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짐에 따라 배달음식점이 증가했고, 반지하 등 매장 없이 배달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 또한 늘고 있어 식품위생 관리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남 의원은 "지금까지 배달음식점에 대한 일시적인 점검만 있었기에 적발 건수가 연도별로 상이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안심하고 식품을 섭취할 수 있도록 배달음식점에 대한 정기적 점검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집콕족'이 늘어난 가운데 젊은 층은 '배달 음식'을 늘리고, 장년층은 '직접 요리'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지난 8월 만 20∼65세 성인 1천31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이후 생활 변화'를 주제로 온라인 설문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를 한 결과 '배달 음식 주문'이 늘었다고 답한 비율이 전 연령대에서 22%를 기록해 가장 많았다고 12일 밝혔다.
'집에서 직접 요리해 먹는 빈도 증가'라고 답한 비율도 21%에 달해 비슷한 비율을 보였고 이어 '체중 증가'(12.5%), '운동량 감소'(11.4%) 등 주로 식습관 관련 부분에서 큰 변화를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령별로는 40대 이하와 50대 이상에서 차이를 보였다.
'배달음식 주문 빈도 증가'를 꼽은 응답자는 40대 27%, 20대 26.9%, 30대 23.7% 순으로 높았다.
반면 '집에서 요리해 먹는 빈도 증가'를 선택한 응답자는 40대 23.4%, 30대 15.6%, 20대 11.9% 순이었다. 40대의 경우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배달음식 주문과 직접 요리하는 빈도가 동시에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50대 이상 연령대에서는 '집에서 요리해 먹는 빈도 증가'를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50대의 25.6%, 60대의 31%가 코로나19 사태로 좀 더 자주 요리를 하게 됐다고 답했다. 50대, 60대의 배달음식 주문 비율은 각각 16.3%, 12.4%에 그쳤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몸무게가 늘었다는 답변은 전 연령대에서 고르게 나타났다.
연령대별 비율은 30대가 16.1%로 가장 높았고, 이어 50대 13.2%, 20대 12.9%, 40대 10.9% 등의 순이었다.
60대 이상 응답자의 경우 '단체 술자리 감소'(11.5%) 항목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조인성 한국건강증진개발원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체중은 늘고, 운동량은 줄어드는 악영향이 발생했다"면서 "동시에 집에서 직접 요리해 먹는 빈도가 늘어나고 술자리는 줄어드는 긍정적인 영향도 있었다"고 밝혔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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