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세청에서 여성 직원의 승진이 남성보다 늦는 것으로 나타났다. 4급 승진은 40개월 가까이 더 걸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김주영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국세청 남녀 직원의 승진 기간이 8급에서는 평균 3.75개월, 7급에서는 5개월, 4급에서는 38.4개월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8급 승진자를 성별로 분류해 승진까지 걸린 기간을 분석한 결과 남성은 평균 36개월이 걸렸지만 여성은 39.75개월이 걸렸다. 7급 승진은 남성이 72.23개월인 데 비해 여성은 77.25개월 이 소요됐다.
특히 4급 승진의 경우 남성은 73.6개월이 걸리는 반면 여성은 112개월이 걸려 38.4개월 차이가 났다. 더구나 4급 승진자 남성과 여성의 수는 2016년 63명과 4명, 2017년 47명과 2명, 2018년 39명과 4명, 2019년 52명과 6명, 2020년 24명과 4명으로 차이가 컸다. 4급으로 승진한 남성의 경우 8급특채, 7급공채 출신의 비율이 행시 출신보다 훨씬 높았지만 여성은 대부분 행시 출신이었다. 남성과 달리 여성은 행시 출신이 아니면 4급까지 올라가는 사람을 찾기가 어려운 셈이다.
3급의 경우 여성 승진자는 2016년 1명 있었으나, 이후 전혀 없다. 매년 10~13명 정도가 3급으로 승진하지만 2016년 이후 모두 남성이었다. 1년에 7~10명 정도가 승진하는 2급 이상 고위급의 경우도 최근 5년간 여성은 없었다.

김 의원은 “요즘은 민간기업에서도 ‘유리천장’이라 불리는 승진 성차별 관행을 타파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가장 큰 정부기관 중 하나인 국세청이 성차별과 유리천장을 뿌리 뽑기 위해 더 주도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세청 내부에서 육아휴직 관행이나 승진에 있어 성별에 기반을 둔 차별이 존재하지는 않았는지 철저한 반성이 필요하다”며 “앞으로는 성별 승진 기간 격차는 물론, 고위급에서의 인원 격차도 줄여나가기 위해 노력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세종=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