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처 소독용으로 많이 쓰이는 포비돈 요오드 소독액(이른바 ‘빨간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퇴치 효과가 있다는 국내 연구기관의 세포실험 결과가 나온 가운데, 보건당국은 치료제 등 적용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표시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전략기획반장은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포비돈 요오드의 코로나19 퇴치 효과에 대해 “바이러스 퇴치라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논의”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일례로 알코올만 하더라도 코로나19 환자가 기침해서 (바이러스가) 다른 사람 몸이나 사물에 묻었을 때 알코올로 닦아내도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박멸된다”며 “그런데 그 알코올이 소독할 때 쓸모가 있다는 것과 내 몸에 들어왔을 때는 다른 얘기”라고 말했다.
포비돈 요오드의 체내 적용 한계를 짚은 손 반장은 “실제 치료 과정에서 (포비돈 요오드가) 크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닐 거라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치료 과정에서 먹거나 혈액으로 주입해야 효과가 있는 부분들은 여러 가지 연구가 되고 있다”며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그런 약들이고, 그 이외에 나오는 다른 성분으로 간간이 나오는 이런 (연구 결과) 기사들은 대부분 소독 과정에서 박멸을 가지고 뉴스화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고려대 의과대학 바이러스병연구소 박만성 교수팀은 지난 7일 포비돈 요오드 성분을 0.45% 함유한 의약품의 항바이러스 효과를 평가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를 99.9%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결과는 대한미생물학회지 9월호에 게재됐다.
해당 연구결과는 공식 인정받을 경우 포비돈 요오드가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 공급할 수 있는 코로나19 보조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있어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손 반장은 이런 연구 결과에 대해 “외상에 바르는 소독제라는 것은 상온에서 몸에 묻어 있다든지, 어딘가 묻어있을 때 그 소독제를 발라서 바이러스가 없었는지를 봤던 거라고 생각된다”며 “지금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은 입이나 코로 들어가 호흡기로 침입해 들어가는 과정이다. 포비든을 마실 수는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연구 결과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직 포비돈 요오드를 투약할 경우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입증된 바 없어 코로나19 예방이나 치료 목적으로 임의로 사용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전날 KBS1라디오 ‘주진우의 라이브’와 인터뷰에서 “사실 모든 소독약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다”며 “효과가 있다 하더라도 (사용에)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마스크를 잘 쓰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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