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과 중국간 갈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대만 입법원(국회)이 미국과 국교를 회복하고, 중국의 위협시 미국에 지원 요청을 하는 내용의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7일 환구시보 등에 따르면 대만 입법원은 지난 6일 제1야당인 국민당이 제출한 ‘미국과의 국교 회복’ 결의안을 반대의견 없이 사실상 만장일치인 출석의원 전원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국민당은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키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 등 고위 관료의 연이은 대만 방문으로 미국과의 관계가 진전을 보임에 따라 대만 정부는 미국과의 국교 회복을 대미 외교의 목표로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날 통과된 또 다른 결의안에서 차이잉원 정부가 중국의 분명한 위협 등이 있을 경우 대만관계법의 정신에 따라 미국이 외교, 경제, 안보 방위 방식으로의 지원할 수 있도록 적극 요청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대사급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하면서 대만과 국교를 단절했다. 이후 대만과의 공동방위조약을 대체하는 대만관계법에 의해 대만 주재 미국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를 설립해 유지하고 있다.
또 대만 정부는 국경절(쌍십절)을 앞두고 타이베이 한가운데 총통부 건물에 ‘나는 대만인이다’라는 문구를 투사했다. 총통부 건물을 배경으로 ‘자신감을 가진 섬, 서광으로 나아가다’라는 주제의 미디어 파사드가 시작됐다. 미디어 파사드는 건축물 외벽에 영상을 투사하는 방식의 예술이다. 8분 길이의 미디어 파사드 하이라이트 부분에 ‘나는 대만인이다’라는 문구가 중국어, 영어, 한국어, 독일어, 아랍어, 태국어 등의 언어로 동시에 투영됐다. ‘나는 대만인’이라는 말은 최근 대만을 찾은 밀로스 비르트르칠 체코 상원 의장이 해 유명해졌다.

대만의 이같은 움직임에 일국양제를 주장하는 중국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중국은 대만을 반드시 통일해야 할 미수복 지역으로 여기고 있다.
중국 국무원 주펑롄 대만판공실 대변인은 “대만은 중국에 떼려야 뗄 수 없는 일부분으로 양안은 하나의 중국에 속한다는 사실은 바뀔 수 없는 역사와 법리적 사실”이라며 “소위 ‘대만독립’, ‘두 개의 중국’ 또는 ‘하나의 중국, 하나의 대만’이라는 분열 행위에 대해 결단코 반대한다”고 밝혔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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