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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서 영웅 된 英 총기 살해범… '비자발적 독신' 인셀이 여성 혐오사건 때마다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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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8-19 09:25:40 수정 : 2021-08-19 10:5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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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캡처

 

지난 12일 영국 데번주 플리머스에서 총으로 5명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제이크 데이비슨(22·사진)이 여성 혐오로 무장한 이른바 ‘인셀’(incel)의 영웅으로 떠올랐다는 전언이다.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인셀은 ‘비자발적인’이란 뜻의 영단어 ‘인볼런터리’(involuntary)와 ‘독신주의자’ 또는 ‘성관계를 하지 않은 이’란 의미의 ‘셀리베이트’(Celibate)의 앞 글자들을 딴 조어다.

 

특히 인셀은 자신을 ‘여성과 관계를 맺고 싶지만 그러지 못한 이’로 정의하고 있다는 게 더타임스의 전언이다.

 

이런 탓에 인셀은 사고의 책임을 여성에게 돌리는 등 혐오적 행태를 드러낼 때가 많으며, 데이비슨도 인셀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그가 여자 친구를 사귀지 못하는 데 대해 화가 난 상태였고, 온라인에서 어머니를 포함한 미혼모에 대한 증오와 불평을 쏟아내기도 했었다고 밝혔다.

 

또한 데이비슨은 온라인에 올린 영상에서 인셀에 관해 말한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타임스는 삭제되기 전까지 데이비슨의 유튜브 채널에 인셀들이 몰려와 그를 ‘영웅’이라고 추어올리며 ‘최고의 남성’(supreme gentleman)으로 부르기도 했다고 밝혔다.

 

앞서 ‘최고의 남성’은 인셀들 사이에서 2014년 5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6명을 살해한 엘리엇 로저를 지칭할 때도 등장했었다. 

 

2014년 5월 발생한 아일라비스타 총격사건의 용의자 로저는 당시 “22살인데 아직도 숫총각”이라며 여성에게 거절당한 데 대한 좌절감과 분노, 나아가 ‘응징’ 의지를 드러내 범행을 저질렀으며, 이후 인셀 커뮤니티에서 영웅으로 추대 받은 바 있었다.

 

이와 관련해 올해 초에는 영국 케임브리지대 졸업생 올리버 벨이 온라인에서 폭탄 제조법을 구매한 혐의로 체포되면서 “로저처럼 되고 싶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으로 2019년 8월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도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당시 방수사국(FBI)은 총격범 코너 베츠의 폭력적 성향과 관련해 인셀에 해당하는지 살펴본 바 있다.

 

당시 언론에 따르면 베츠는 고교 신입생 시절 자신의 집에 놀러온 여동생 친구의 목을 졸랐던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건 피해 당사자인 테일러 굴드가 이 같은 경험을 털어놨다. 베츠가 당시 여동생인 메건을 괴롭혔고, 이를 말리는 자신의 목을 졸랐다는 게 굴드의 증언이었다.

 

굴드는 당시 베츠의 성향에 대해 “학교가 무시한 사이코패스”라고 묘사했으며, 메건은 결국 베츠가 저지른 총기난사 사건으로 목숨을 잃고 말았다.

 

당시 베츠와 13살 무렵 친구로 지냈던 동갑내기 미카 카펜터는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베츠는 자신과 데이트하길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여성들을 증오했다”고 증언했다.

 

아울러 베츠는 15살 시절 학우들의 이름을 담은 살인 및 성폭행 리스트를 만들었으며, 베츠의 관심을 거절한 여학생 등의 이름을 올렸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츠는 한 여학우에게 문자 메시지로 이 리스트를 언급했고, 학우들의 신고로 경찰에 구금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미국 플로리다주 탤러해시에서 벌어진 요가 학원 총기난사 사건의 용의자 스콧 폴 베이얼 역시 범행 전부터 스스로를 인셀로 규정하고 여성에 대한 증오를 드러내는 동영상을 온라인에 올리는 등 여성 혐오적 사고관을 표출했었다.

 

이에 디지털혐오대응센터(CCDH)는 데이비슨의 범죄가 ‘극단적 인셀’이 모이는 거점이 돼 다른 이의 그릇된 행동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팀 윌슨 세인트앤드루스대 테러·정치폭력연구센터 소장 또한 “인셀 커뮤니티의 회원이 아니더라도 그들의 사상에 영향받을 수 있다”며 “온라인상 10대 소년이라면 특히 그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현재 인셀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계속 늘어갈 것으로 추정했다.


강민선 온라인 뉴스 기자 mingtu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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