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마초를 흡입한 혐의를 받고 있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직원들에게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21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한 기금운용본부 운용역 4명의 머리카락과 소변 등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마약 검사를 의뢰한 결과 이 중 3명에게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들은 앞서 경찰 조사에서 마약 투약 혐의를 인정했으나, 간이 시약 검사에서 모두 음성 반응이 나오자 경찰은 증거 확보를 위해 이런 절차를 밟았다.
A씨 등은 지난 2월부터 6월 사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마초를 구입해 직장이 자리한 전주의 자택에서 대마초를 흡입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 관계자는 “음성 반응이 나온 1명에 대해서는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를 수집하고 있으며 조사를 마치는 대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들 대마초 흡연은 이들 중 일부가 마약과 관련한 얘기를 다른 직원과 나눈 뒤 국민연금 내부에서 급속 확산하면서 불거졌다. 국민연금은 자체 조사를 벌여 이들의 대마초 흡연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7월 중순 경찰에 고발했다. 또 이들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어 지난 9일 모두 해임 조처했다.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전날 대국민 사과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발표하고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김 이사장은 “국민의 소중한 자산을 관리하고 노후를 책임지는 공공기관이 실망과 걱정을 끼쳐드려 비통함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단순한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지 않고 국민의 준엄한 질책을 받아들여 공단을 쇄신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금운용본부는 지난 6월 말 현재 752조2000억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으며, 이들이 소속된 대체투자 부문 자산은 90조5000억원으로 전체의 12%에 달한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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