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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퇴임 사흘 만에 야스쿠니 참배… 보수층 결집 노려

입력 : 2020-09-21 06:00:00 수정 : 2020-09-20 22: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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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부담 벗자 전격 방문 극우성향 재확인
日 군국주의 상징·A급 전범 합사
집권 1년째 참배 韓·中 반발 불러
“멋진 판단”… 일본회의 등 우익 환호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왼쪽)가 퇴임 사흘 만인 19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찾아 경내를 이동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트위터에 이 사진을 올리면서 “오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고 총리 퇴임 소식을 영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 트위터, 뉴시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퇴임 사흘 만에 군국주의 상징이자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전격 참배했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 19일 오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금일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고 이달 16일 총리를 퇴임했다는 것을 영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야스쿠니신사 복도를 이동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도 함께 올렸다.

 

아베 전 총리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것은 6년9개월 만이다. 2012년 12월 26일 집권 후 1년째인 2013년 12월 26일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 한·중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미국 정부도 주일 미국대사관을 통해 일본 정부에 실망했다는 내용을 전했다. 이후 참배는 자제하고 공물료를 보냈으나 현직 총리라는 정치적 부담을 벗자마자 다시 참배해 극우 성향을 재확인했다.

 

우리 정부는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아베 전 총리가 일본의 식민침탈과 침략 전쟁을 미화하는 상징적 시설물인 야스쿠니신사를 퇴임 직후 참배한 데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의 지도급 인사들이 역사를 올바르게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때 주변국과 국제사회가 일본을 신뢰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엄중히 지적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아베 전 총리의 참배에 관한 우려의 목소리를 실무 수준에서 전달했다.

 

향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여부도 주목된다. 스가 총리를 포함해 내각 구성원 21명 중 자민당 소속 20명 전원이 일본회의 등 우익단체 회원이거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소위 야스쿠니파로 분류된다.

스가 신임 일본 자민당 총재. 도쿄 교도=연합뉴스

아베 전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관해 일본 정부 관계자는 “사전에 연락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스가 총리의 반응을 전했다.

 

교도통신은 아베 전 총리의 참배에 대해 “지지기반인 보수층을 향해 존재감을 과시하는 모양새”라고 보도했다. 우익 산케이신문은 아베 전 총리가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해 이달 초 “지금 내가 가면 다음 정권에 부담을 주는 것이 된다. 퇴임 직전에 가면 그것은 (추도 목적보다) 상당히 나 자신을 위한 것이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아베 전 총리가 임기 중 참배로 스가 정권에 파장이 미치거나 외교상 손발이 묶이는 사태를 피하려고 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익은 환호했다. 아베의 측근이자 우익구심점인 일본회의 국회의원 간담회의 핵심인사인 에토 세이이치 전 영토담당상은 “매우 무겁고 멋진 판단을 했다”고 반응했다. 스가 총리와 총재 선거에서 경쟁한 기시다 후미오 전 외무상도 “나라를 위해 소중한 목숨을 바친 분들에게 존경의 뜻을 표하는 것은 정치가에게 매우 중요하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에다노 유키오 대표는 “사적인 참배일 것이다. 내가 논평할 일이 아니다”고 반응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백소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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