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있으면 분교 유지… 없어서 휴교·폐교 절차”
학령인구 감소·'이촌 향도' 맞물려 분교 폐지 '가속화'

낙도나 오지 등에 있는 전남 분교(分校∙본교와 떨어져 다른 지역에 세워진 학교)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전체적인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데다, 섬과 농촌에 20∼30대 젊은 층이 없다 보니 초∙중학교에 다니는 아이들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4월 1일 기준 전남지역 분교는 55곳(초등 48곳∙중등 7곳)으로, 2010년 111곳(초등 98곳∙중등 13곳)과 비교해 모면, 56곳이나 줄었다. 10년 만에 절반 이상의 분교가 없어진 셈이다.
특히 올해 말과 내년 초까지 여수 거문초 동도분교, 목포 유달초 율도분교, 여수 율촌초 산수분교, 여수 나진초 용창분교, 신안 안좌중 팔금분교 등 5개교가 폐교된다. 따라서 내년엔 초∙중학교 분교가 50곳이 된다.
이는 전체 학생 수가 줄어드는 데 따른 본교 감소와도 맞물려 있다. 전남지역 초∙중∙고 학생 수는 2010년 27만667명이었던 것이, 올해 18만7600명으로 무려 8만3000여명(30%) 감소했다. 초∙중∙고 본교는 2010년 934곳에서 올해 822곳으로 112곳(12%) 줄었다.
이처럼 인구와 학령인구 감소와 젊은 층의 ‘이촌 향도’ 현상까지 맞물리면서 분교 폐지는 가속화 할 것으로 보인다. 분교는 머지않아 추억에나 있는 ‘역사 속 유물’로 전락할 수 있다. 이에 순천시 상사면 서 모(58)는 “마을 주민들의 ‘공동체 공간’인 학교가 없어지고, 농업 법인 등이 들어와 교육의 장이 학교가 법인 등 회사로 변해가는 현실이 씁쓸하다”고 전했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학생이 단 한명이라도 있으면 지역 주민과 학부모 등과 협의해 분교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하지만, 학생이 없으면 분교를 휴교하거나 폐지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며 “그만큼 낙도와 오지에 젊은 층이 없다는 사실을 반증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폐교된 부지와 건물은 임대 또는 매각을 추진하고, 남은 폐교는 교육청이 자체 관리한다”고 덧붙였다.
무안=한승하 기자 hsh6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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