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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중고차 감가율 왜 높나했더니… “제조사 시장 진입 금지 탓”

입력 : 2020-09-09 20:32:47 수정 : 2020-09-09 20:3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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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동차산업협회서 지적
美선 완성차 업체 인증제도 시행
한국·외국차 감가율 거의 똑같아
국내시장선 5∼10%P까지 차이
“제조사가 거래에 참여해야 해결”

국산 중고차가 수입차에 비해 국내시장에서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차를 기준으로 할 경우 미국에서는 국산차와 수입차의 감가율 차이가 크게 나지 않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국산차의 가치 하락 속도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9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미국에서 중고차로 거래되고 있는 2017년 출시된 차량의 2020년 기준 평균 감가율은 한국브랜드와 외국브랜드의 차이가 거의 없었다. 차종에 따라 한국브랜드 가격이 오히려 높은 경우도 있었다.

미국 중고차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2017년식 현대차 아반떼(현지명칭: 엘란트라)의 평균 감가율은 34.8%로 비슷한 크기의 세단인 폭스바겐 제타와 감가율이 동일했다. 또 현대차 쏘나타는 43.3%로, 폭스바겐 파사트(43.9%)와 유사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경우 현대 투싼은 감가율이 37.7%인데, 폭스바겐 티구안은 47.5%로 오히려 감가율이 더 낮았다.

협회는 현지에서 한국브랜드의 경쟁력 향상과 중고차 인증을 통한 품질·성능 보장 서비스 제공 등으로 차량의 잔존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것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또 한국브랜드 중고차의 경쟁력 제고로 신차의 경쟁력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2005년 미국시장 내 한국브랜드 차량의 판매점유율은 4.3%에서 올해 8월 기준 8.6%로 2배로 뛰었다.

반면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는 수입차에 비해 감가율이 눈에 띄게 차이가 났다. 현대차의 2017년식 제네시스 G80은 2020년 30.7% 떨어진 가격에 거래되고 있지만,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의 감가율은 25.5%, 벤츠 GLC는 20.6%에 불과했다. 현대 쏘나타의 가격은 올해 3년 만에 45.7% 떨어진 반면 같은 시기에 나온 BMW3 시리즈의 감가율은 40.9%였다.

협회는 수입차 브랜드와 달리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중고차 거래 시장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안정적인 중고차 가격 형성 측면에서 국산 중고차가 불리한 여건에 놓여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인증중고차를 도입한 수입차 브랜드들은 전문적인 적정가격 산출시스템과 철저한 품질인증절차 등을 거쳐 중고차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높았지만 그렇지 못한 국산 중고차의 경우 판매자-구매자 간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한 허위매물 등 소비자 피해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한국경제연구원 중고차시장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 응답자의 76.4%는 국내 중고차시장이 불투명, 혼탁·낙후됐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부정적 인식의 주요 요인으로는 차량 상태 불신이 49.4%로 가장 높았고, 허위·미끼매물(25.3%), 낮은 가성비(11.1%), 판매자불신(7.2%) 등이 뒤를 이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중고차 경쟁력이 신차의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점을 감안할 때, 완성차업체의 제조에서 판매, 정비, 중고차 거래까지 체계적 고객관리가 불가피하다”며 “또 중고차 시장을 활성화하고 소비자 피해를 줄이는 차원에서도 국내 완성차업체의 중고차시장 진입은 허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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