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그 미군 병사, 독일서 전사 않고 무사히 돌아갔군요”

입력 :

인쇄 메일 url 공유 - +

독일인 가족, 지난 7월 우연히 미군 인식표 발견
1944년 3월 입대 후 독일 전선에 투입된 이등병
당시 22세… 혹시 전사했는지 걱정한 독일인들에
주독미군 “무사히 귀국해 81세까지 천수 누렸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에서 싸운 미 육군 이등병의 군번줄. 지난 7월 독일의 한 시골 마을에서 우연히 발견돼 현재 독일 비스바덴에 있는 미군기지 박물관에 보관 중이다. 미 육군 홈페이지

‘윌리엄스, 새미(Williams, Sammie) 34992452.’

 

지난 7월 독일의 한 시골 마을에서 이렇게 새겨진 군번줄(인식표)이 발견됐다. 유유히 산책을 즐기던 평범한 독일인 가족의 어린 아들 눈에 땅에 반쯤 묻힌 이 독특한 모양의 금속 조각이 들어온 것이다. 아이가 흙을 턴 다음 “이거 무슨 목걸이야” 하고 물으며 들고 온 물건을 본 아버지는 한 눈에 미군 병사의 군번줄임을 알아챘다.

 

독일은 1945년 이래 현재까지 줄곧 미군이 주둔하고 있으니 미군 병사 군번줄 발견이 아주 특별한 일은 아니었다. 다만 미국과 독일이 적국으로 싸운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유물인지, 아니면 현재 독일에 있는 미군의 것인지는 확인이 더 필요했다.

 

일단 훼손 정도 등으로 미뤄볼 때 요즘 물건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2차 대전에 참전해 독일 땅에서 싸운 미군이 남긴 것인데…. 이 대목에서 독일인 가족은 살짝 고뇌에 빠졌다. ‘혹시 전사자의 유품 아닐까. 그러면 미국에 살고 있는 유족을 찾아 돌려줘야 하는 건가.’

 

해당 군번줄을 인계한 주독미군이 확인해보니 그 주인은 2차 대전 도중인 1944년 3월14일 22세의 젊은 나이로 미 육군에 입대한 새미 윌리엄스 이등병이란 인물이었다. 조지아주 포트베닝 기지에서 훈련을 받고 독일 전선에 투입된 병사였다.

 

군번줄을 처음 습득한 독일인 가족은 얼굴도 모르는 새미 윌리엄스 이등병의 ‘운명’이 궁금해졌다. ‘혹시… 미국에서 훈련을 마치고 독일 전선에 투입된 직후 젊은 나이에 전사한 것은 아닐까.’

 

걱정하는 독일인 가족에게 미군 측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윌리엄스 이등병은 전쟁에서 무사히 살아남아 고국인 미국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81세까지 천수를 누리다 떠났습니다.” 자신들이 습득한 군번줄의 주인이 20대 젊은 나이에 머나먼 타국에서 전사한 건 아니란 사실에 독일인 가족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난 3월 독일 비스바덴에 있는 미군기지에서 미국, 독일 등 나토(NATO) 회원국 군대 고위 간부들이 모여 회의하는 모습. 연합뉴스

2일 주독미군에 따르면 2차 대전 참전용사 새미 윌리엄스의 이름, 그리고 ‘34992452’이란 군번이 새겨진 인식표는 독일 비스바덴(Wiesbaden)에 있는 주독미군 기지 내 박물관에 보관키로 했다. 미국에 있는 윌리엄스의 후손도 선뜻 동의했다고 한다.

 

주독미군 관계자는 “2차 대전 후 미군은 비스바덴에 줄곧 주둔해왔다”며 “그때부터 미국인과 독일인은 안보협력의 파트너이자 친한 친구로 잘 지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비스바덴은 독일 안에 있는 미국인의 고향과 같은 곳”이라고 덧붙였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오피니언

포토

나나 '상큼 발랄'
  • 나나 '상큼 발랄'
  • 서현 '화사한 꽃 미모'
  • [포토] 박하선 '벚꽃 미모'
  • 아이브 장원영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