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대만에 군사력 과시 노림수

중국 인민해방군(PLA)이 중국 3대 해역(남중국해·황해·보하이해)에 걸쳐 최소 4곳 이상에서 집중적인 통합군사 훈련을 실시한다고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이 24일 보도했다. 중국군이 이처럼 전 해역에 걸친 동시 다발적 군사훈련 상황을 공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최근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 군사활동을 강화하는 미군과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정권에 대한 군사력 과시로 분석된다.
글로벌타임스는 군사 전문가를 인용해 남중국해와 황해, 보하이해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이번 훈련을 통해 중국군이 고도의 전투 대비태세를 구축하고, 남과 북 양쪽에서 대만에 대한 압박을 본격화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군사 전문가 쑹중핑(宋忠平)은 “이 훈련은 중국군 부대의 지역 간 연합전투 능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군사분쟁은 한 해역에 국한되지 않고 서로 연결된다”고 분석했다.
중국군은 우선 황해 칭다오 앞바다에서 지난 22일부터 오는 26일 대규모 군사 훈련을 실시한다. 또 황해 북쪽 지역인 보하이해에서 24, 25일 집중 훈련을 하는 동시에 9월 30일까지 이 지역 곳곳에서 실탄 사격 훈련도 함께 실시한다. 남중국해에서도 24일부터 29일까지 해상에서 적군과 충돌했을 경우를 상정해 육군 로켓군과 공군 지원하에 대함, 대공, 대잠 등 해상 전투 훈련을 실시하게 된다.
중국군은 역내 전쟁 억지력을 입증하고, 대만해협을 중심으로 한 최근의 미군 활동에 강력한 대응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군사 전문가 리제는 “대만 분리주의자와 미국에 추가 경고가 될 것”이라며 “중국군이 모든 해역에서 주권과 영토를 수호할 수 있다는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군은 최근 미국과 대만 간 밀착을 견제하는 차원에서 대만 무력시위를 강화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캐나다 군사전문지 ‘칸와 아시안 디펜스’는 최근 발표한 중국군 동향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최근 대만을 겨냥해 해안지역 수륙양용 무기 배치를 늘렸다”고 경고했다.
중국군은 또 지난 6일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 장관의 대만 방문을 앞둔 상황에서 공격용 헬기와 상륙 강습함 합동 훈련 장면을 공개하는 등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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