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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짝소년단’ 패러디하려고 흑인 분장한 의정부 고등학생들, 인종차별 논란

입력 : 2020-08-07 06:00:00 수정 : 2020-08-07 09: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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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 “흑인들 입장에선 매우 불쾌한 행동”
지난 3일 의정부 고등학교 학생자치회 공식 페이스북에 게시된 사진 갈무리.

 

의정부고등학교 학생들이 ‘관짝소년단’을 패러디하면서 난데없는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관짝소년단’은 아프리카 가나의 장례식 관련 서비스에서 시작한 인터넷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콘텐츠)’으로 지난 3월을 기점으로 전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지난 3일 의정부 고등학교 학생자치회는 공식 페이스북에 해당 사진을 공개했다. 이색졸업사진으로 유명한 의정부 고등학생들은 올해에도 유튜버, 인기가수, 만화캐릭터, 운동선수 등을 패러디했다.

 

그중 가장 눈길을 끈건 ‘관짝소년단’을 패러디한 학생들이었다. 관짝소년단은 관짝을 들고 춤을 추는 아프리카 가나의 댄서들이다. 이들은 관을 들고 춤을 추며 가나의 장례식 풍속을 담은 영상으로 유명해졌다. 영상을 보면 흥겨운 노래가 나오는 가운데 관짝소년단은 관짝을 어깨에 짊어지고 노래 리듬에 맞춰 춤을 춘다. 

 

의정부 고등학교 3학년 학생 5명은 이들의 피부색과 복장을 똑같이 따라 하며 눈길을 끌었다. 사진이 공개되자 일각에서는 ‘블랙페이스(black face)’라며 인종차별이 아니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블랙페이스는 본래 흑인이 아닌 인종의 배우가 흑인을 흉내 내기 위해 얼굴을 검게 칠하는 분장을 의미하는 말로 19세기에 유행했었다. 

 

6일 샘오취리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글 갈무리.

 

이를 두고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의견이 분분하다.

 

블랙페이스가 문제가 되는 것은 흑인 자체를 희화화할 때이지 의정부고 학생들은 특정 대상을 최대한 비슷하게 흉내내기 위해 분장한 것이므로 문제 될게 없다는 입장이 있는 반면 의도와 상관없이 블랙페이스 자체가 흑인 모욕이란 의견이 있다.

 

6일 아프리카 가나 출신의 방송인 샘 오취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해당 졸업사진을 게시하며 “2020년에 이런 것을 보면 안타깝고 슬퍼요”라며 “저희 흑인들 입장에서 매우 불쾌한 행동입니다. 제발 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문화를 따라 하는 것 알겠는데 굳이 얼굴 색칠까지 해야 하나. 한국에서 이런 행동은 없었으면 좋겠다”며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는 것이 가장 좋다”라고 덧붙였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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