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통 후 20년 이상 지나 노후했던 서울지하철 5호선 영등포시장역이 문화·예술 거점으로 변신했다.
서울교통공사는 노후 지하철역사를 문화·예술 공간으로 꾸미는 ‘문화예술철도’ 1호 시범특화사업으로 영등포시장역의 리모델링을 마쳤다고 31일 밝혔다.
문화예술철도 사업은 서울시가 노후역사의 환경을 개선해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문화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영등포시장역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총 14개 역사가 차례로 변신한다.

영등포시장역 리모델링에는 총 31억 5000만 원이 투입됐다. 영등포시장역 문화예술철도의 주제는 ‘시장의 재발견’이다. 공구, 완구, 청과 등을 판매하는 전통 재래시장인 영등포시장과 다양한 예술가들이 있는 문래창작촌 등 독창적인 지역성을 충분히 살린 것이 특징이다. 지하1층 대합실에는 영등포시장 상인과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을 상영하는 ‘시장길 미디어’와 지역마켓이 열리는 ‘마켓마당’으로 꾸며졌다. 지하2층 유휴공간에는 지역 예술가의 작품 전시, 다양한 주세의 소규모 강연·교육을 할 수 있는 공간과 카페, 지역 예술가들이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스튜디오 공간이 생겼다. 이밖에 지하3∼5층에는 승객들이 이동하면서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계단미술관을 조성했다.
서울교통공사는 8월까지 매주 수·금요일에 하루 4번(오후 2시·2시30분·3시·3시30분) 영등포시장역 문화예술철도의 각 공간을 소개하는 해설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최대 30분간 진행되며 5명까지 신청할 수 있다. 관람신청은 블로그
에서 하면 된다.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영등포시장역은 시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자주 접하는 지하철에 문화와 예술을 입혀 색다른 경험을 드리고자 하는 ‘문화예술철도’ 사업의 첫 출발이다. 향후 지하4·5층 유휴공간을 리모델링하는 2단계 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라며 “영등포시장역을 시작으로 서울시와 함께 서울지하철을 문화예술 거점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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