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통 판사’로 유명한 천종호 판사가 소년 재판에서 호통을 치는 이유에 대해 “법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천 판사는 지난 15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제헌절 특집에 출연했다.
천 판사는 2010년부터 8년간 소년 재판을 맡아 1만2000여명의 소년범을 재판했다. 과거 학교 폭력 가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 소년범이 선처를 호소하자 “봐줄 생각 없다. 돌아가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모습이 방송에서 공개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날 방송에서 천 판사는 “판사가 오죽하면 체통도 없이 호통을 치겠느냐”라며 “소년 재판은 사건이 많아 1명당 평균 3분밖에 주어지지 않는다. 1시간 정도인 일본에 비해서 턱없이 부족하다. 또 소년범은 형법보다 가벼운 처벌을 하는데, 그렇게 되면 법정에 경각심을 못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 판사는 “그래서 다시는 법정에 서지 않기를 바라면서 호통을 친 것”이라며 “사회가 너희들에게 얼마나 관용을 베풀고 있는지 깨닫고, 다시 오면 더 엄한 처벌을 내리겠다고 경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3년 동안 내 법정에 5번 선 아이도 있다”이라고 덧붙였다.
소년법 판결이 가볍다는 질문에는 “나는 그 정신을 살리되 어느 판사님보다 엄하게 한다”며 “소년 보호처분 중에서 가장 무거운 처분이 소년원에 송치하는 10호 처분으로, 보호기간은 최장 2년이다. 그 처분을 많이 내려 생긴 별명이 ‘천10호’다”라고 밝혔다.
또 “벌할 때는 정확하게 하지만 처벌한 이후 재비행을 막기 위해 우리 사회가 더 노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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