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인 F-35에 맞설 중국의 핵심 공군 전력인 5세대 젠(殲·J) 20 스텔스 전투기가 추진력을 대폭 향상한 뒤 대량 생산에 돌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3일 보도했다. 또 1, 2년 내 독자 개발을 추진 중인 차세대 엔진 ‘WS-15’의 결함 문제도 해결이 가능해지면서, J-20에 국산 엔진 장착도 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SCMP에 따르면 익명의 군 소식통은 중국 최초 스텔스 전투기인 J-20 개량형인 J-20B가 공식적으로 대량 생산 체제에 들어가 5세대 전투기로서 명실상부한 입지를 굳혔다고 전했다. 이 같은 발언은 지난 8일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CMC) 장유샤(張又俠) 부주석 등 군 수뇌부가 대거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J-20B 스텔스 전투기 제막식 때 나왔다.
이 소식통은 “8일부터 대량 생산이 시작됐다. 다소 문제가 있었던 공중기동 민첩성을 충족시켜 마침내 완전한 스텔스 전투기가 됐다”고 전했다.
J-20B는 기존에 없던 ‘추력편향제어장치’(TVC)를 장착해 고도 공중기동이 가능하다고 SCMP는 전했다. TVC가 장착되면 엔진 추진력의 방향을 바꿀 수 있어 보다 효율적인 항공기 제어가 가능하다.
이 소식통은 그러나 “중국이 독자 개발을 추진 중인 엔진 WS-15는 좀 더 개발 시간이 필요해 J-20B는 여전히 러시아산 엔진을 사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1, 2년 정도면 WS-15의 결함도 해결이 가능해 명실상부한 5세대 전투기로 거듭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J-20은 중국의 5세대 중장거리 전투기로 2011년 1월 시험 비행을 한 뒤 2016년 11월 주하이 에어쇼에서 처음 공개됐다. 이후 2017년 7월 중국군 건군 90주년 열병식에 모습을 드러낸 후 2018년 2월부터 실전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J-20의 본격 배치는 다소 늦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이 독자 개발한 차세대 엔진 WS-15의 결함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WS-15 프로젝트는 1990년대부터 시작됐고, 첫 시제품은 2004년 완성됐다. 중국은 그동안 이 프로젝트에 무려 1500억 위안(약 25조원)을 쏟아부었지만, 터빈 블레이드 관련 문제로 2015년 폭발사고를 일으킨 후 양산이 늦어지고 있다. 터빈 블레이드는 연료의 연소에서 나오는 열을 운동 에너지로 바꾸는 제트엔진의 핵심 부품이다. 전문가들은 “WS-15는 최고 속도에 도달했을 때 터빈 블레이드가 과열되는 결함을 지니고 있다”며 “터빈 블레이드는 비행기 안전과 내구성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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